[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롯데를 망하게 할 기술과 기업, 아이디어를 찾아라."
롯데그룹 내 벤처캐피탈(CVC) 조직인 롯데벤처스의 출발은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주목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이디어였다. 2015년 8월 신 회장은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와 같은 조직을 구상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는 롯데가 2016년 한국 대기업 최초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롯데액셀러레터'(롯데벤처스의 전신) 법인을 설립한 배경이다. 이 조직의 초기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50억원은 신 회장 사재로 출연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설립 이듬해인 2017년 더 폭넓은 투자가 가능한 신기술사업금융회사(VC)로 전환했고 2021년 현재의 롯데벤처스로 사명을 바꿨다.
롯데벤처스의 운용자산(AUM) 규모가 법인 설립 8년 만에 3000억원을 넘어섰다. VC 형태로 전환해 본격적인 펀드 조성에 나선 2018년을 기준으론 6년 만이다. 신 회장이 출연한 사재 50억원이 60배 늘어나 한국 스타트업을 키우는 자양분이 된 셈이다.
롯데지주에서 기업전략팀을 이끌다 지난해 11월 롯데벤처스로 자리를 옮긴 김승욱 대표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롯데벤처스가 그룹 성장과 변화의 캐탈리스트(촉매제)가 돼 달라는 회장님의 당부가 있었다"며 "올해는 유통·식품·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고유영역을 넘어 인공지능(AI)·로봇 등으로 투자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롯데벤처스가 주요 계열사와 한국산업은행, 부산창조경제센터 등으로부터 출자받아 운용 중인 벤처펀드는 21개로 운용자산 규모는 3000억원이 넘는다.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은 280여곳에 달한다. 이중 절반 가까이가 시드~시리즈A 단계 초기기업이다. AC로 출발한 회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목이다.
롯데벤처스는 'L-캠프', '미래식단' 등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은 190여곳으로 전체 기업가치는 지난해말 기준 2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투자한 스타트업 가운데 '클로봇'(AI 및 로보틱스 기술 활용한 산업용 서비스 로봇 개발·운영)과 '에이피알'(뷰티·헬스케어·패션 분야 디지털 기반 브랜드 운영), '에어레인'(탄소포집 기술 및 솔루션 보유) 등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모두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가 이뤄져 투자금 대비 7~8배 수익이 났다.
에어레인과 '에니아이'(햄버거 제조 자동화 솔루션) 등은 롯데그룹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도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에어레인은 롯데케미칼, 에니아이는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GSR과 협업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타트업에 후속투자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업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벤처스는 국내에서 발굴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베트남 법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사, 일본 롯데의 롯데벤처스재팬 등을 통해 L캠프에 선발된 스타트업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 자금 투자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스타트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CVC의 역할"이라며 "롯데벤처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물론 26개국에 진출한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진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IPO 시장이 경색돼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점은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롯데벤처스가 2018년 처음으로 조성한 롯데스타트업펀드 1호, 2022년 만든 롯데핀테크펀드 1호 등이 내년 청산을 앞두고 있다"며 "성공적인 자금 회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