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스타트업씬] 5월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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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방산기술 스타트업이 약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을 끌어 모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드론 전쟁의 시대를 열었고, 미·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대드론 방어체계의 중요성이 재확인되면서 AI 방산기업의 전략적 가치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의 방산기술 스타트업인 안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이하 안두릴)는 최근 시리즈 H 라운드에서 50억달러 자금을 확보했다.
누적 조달액은 총 114억달러(약 17조원). 기업가치는 610억달러(약 91조6000억원)로 1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스라이브캐피탈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주도했다.
안두릴은 2017년 미 캘리포니아주 코스타메사에 설립된 업체다. VR 헤드셋 기업인 '오큘러스 VR'을 메타(당시 페이스북)에 매각한 팔머 럭키가 팔란티어 출신 엔지니어들과 의기투합해 공동 창업했다. 이는 팔란티어 창업자인 피터 틸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탈(VC) 파운더스펀드가 안두릴의 초기 자금을 댄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CEO(최고경영자)는 전 팔란티어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브라이언 심프가 맡고 있다.
안두릴은 기존 방산업체와는 다른 '실리콘밸리식 방산' 모델을 추종한다. 록히드마틴·보잉 등 전통 방산 기업들이 비용 보전 계약에 의존해 수십년에 걸쳐 무기를 만드는 것과 달리 안두릴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빠르게 작전 현장에 투입하는 전략을 편다.
핵심 플랫폼은 AI(인공지능) 기반 지휘 통제 운영체계인 '래티스'다. 이 시스템은 드론·센서·지휘통제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두뇌 역할을 하며 안두릴의 모든 하드웨어 제품에 탑재된다. 핵심 제품은 정찰 드론 '고스트', 대드론 요격체계 '로드러너', 무인잠수정 '고스트샤크', 무인전투기 '퓨리' 등이다.
![[서울=뉴시스] 브라이언 프 안두릴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발언하는 모습.](https://menu.mt.co.kr/cdn-cgi/image/f=webp/animated/mt/2026/05/2026051520490094385_animated_22170416.gif)
안두릴의 급성장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러시아의 전파 교란과 드론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율무기와 AI 지휘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일부 무기체계가 실전에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전장 피드백 기반 반복 개발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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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해 동맹국 수요가 급증했다. 안두릴이 이번 자금 유치 발표와 함께 공개한 투자자 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22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달성했다. 매출의 실질적 근거는 미 국방부와 잇단 대형 계약이다. 해병대 대드론 방어시스템, 육군 AI 지휘통제 시스템 통합계약 등이 대표적이다. 호주 해군에 대한 첫 해외 양산 프로그램 완수, 미 공군 무인전투기 프로그램 자율비행 실증 등도 주목할 만하다. 직원 수는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7000명 규모다.
심프 CEO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제조시설과 인프라 건설, R&D(연구개발) 투자 등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 오하이오주 피커웨이 카운티에 건설 중인 초대형 자율무기 생산시설인 '아스널-1'에 상당수 투입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수만기의 자율무기 시스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안에 무인전투기 양산도 시작한다. 오하이오 역사상 최대 규모 단일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로 4000개의 직접 고용이 예정돼 있다.
안두릴의 급성장은 방산 스타트업 투자 인기를 상징하는 사례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글로벌 기업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방산 스타트업 투자액은 5월 중순 현재 136억달러(약 20조4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전체(88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서울=뉴시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CEO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2026.04.29.](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1520490094385_2.jpg)
'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0년, 필요한 비용은 수조원.' 전통 제약산업의 공식을 AI로 깨겠다는 스타트업이 기록적인 투자금을 확보했다.
블룸버그통신·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에서 분사한 AI 신약 설계기업인 '아이소모픽랩스'(Isomorphic Labs)는 최근 시리즈 B 라운드에서 21억달러(약 3조100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AI 신약개발 부문 역사상 최대 규모다.
스라이브캐피탈이 이번 라운드를 주도했고 알파벳·구글벤처스(GV) 등 기존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MGX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영국 소버린AI 펀드, 구글 서장펀드 캐피탈G 등이 신규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소모픽랩스의 창업자이자 CEO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다. 2010년 창업한 딥마인드를 2014년 구글에 매각한 그는 지금까지도 딥마인드 CEO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딥마인드가 수십년 난제였던 단백질 3D 구조 예측을 해결한 알파폴드를 개발하자 신약 개발 상업화를 위해 2021년 담당 조직을 분리해 독립시킨 것도 하사비스다.
아이소모픽랩스의 핵심 제품은 지난 2월 공개한 AI 신약 설계 엔진 '아이소디디이(IsoDDE)'다. 단백질과 약물 후보 물질 간 결합 구조를 예측하고 결합 친화도를 추정해 신약 후보를 설계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주요 벤치마크에서 알파폴드3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노바티스·일라이릴리·존슨앤드존슨과 전략적 R&D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이들 파트너십을 통해 올린 수익만 2024년 기준 8000만달러(약 1200억원) 수준이다.
임상 진행 시점은 다소 늦춰졌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AI 설계 신약의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말까지 임상 1상을 시작하겠다는 새 목표를 세웠다. 하사비스는 "AI 신약 설계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타당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는 기술을 최대한 확장하는데 집중하겠다"며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신약 설계 엔진을 규모 있게 구축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거물'로 통하는 리비안 창업자 RJ 스캐린지가 산업용 로봇사업에 뛰어든 지 6개월 만에 누적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CNBC·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스타트업인 마인드로보틱스는 최근 클라이너퍼킨스 주도로 진행된 투자 라운드에서 4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말 1억1500만달러 규모 시드, 올 3월 5억달러 규모 시리즈 A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진 투자 라운드다. 누적 조달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섰고, 기업가치는 30억달러(4조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액셀·이클립스·베인캐피탈벤처스 등 기존 투자사들이 라운드에 참여했다. 메리텍캐피탈, 레드포인트벤처스, SV엔젤, 폭스바겐·세일즈포스 벤처부문 등은 신규 투자에 나섰다.
마인드로보틱스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서 분사하는 방식으로 설립됐다. 스캐린지는 리비안 CEO 역할을 하면서 마인드로보틱스 의장도 겸하고 있다. 마인드로보틱스의 출발은 리비안 내부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시냅스'다. 기존 로봇 스타트업들이 복잡한 산업 현장을 자동화하기에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는 판단 아래 인간과 같은 손재주를 가진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핵심 전략은 미 일리노이주 리비안 공장을 실전 학습 환경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수백 대 로봇을 직접 운용하며 얻은 생산 현장 데이터를 AI 모델 재학습에 연속적으로 투입한다. 공장 내부를 이해하는 두뇌(파운데이션 모델)와 그 두뇌가 실행할 수 있는 로봇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들고 있다.
스캐린지는 "기존 산업 로봇이 고정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과 달리 마인드로보틱스의 로봇은 부품 위치가 달라지거나 작업 조건이 바뀌어도 스스로 판단해 처리하는 적응형 로봇을 지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