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를 통한 회수 의존도가 높은 국내 벤처생태계에서 투자 선순환 고리를 만들려면 코스닥 시장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인투자자들의 단타 놀이터가 아니라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모여드는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중 국내 유망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포진해 있는 AI(인공지능)와 항공우주,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방산업종 특화 기술특례상장 질적 심사기준을 마련한다.
거래소 내에서는 'ABCD 육성방안'으로 불린다. 인공지능/항공우주( AI/Aerospace), 바이오(Bio), 반도체/자동차(Chips/Cars), 방산(Defence) 업종에서 머리글자를 따서 이름 지었다. 특정 종목에 편중된 기술특례상장 흐름을 유연화하고, 유망한 기업에 특화된 심사 단계를 적용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도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는 △코스닥 벤처펀드 소득공제 한도 상향 △연기금 코스닥 비중 3%→5% 전후 확대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활용 △IMA(종합투자계좌) 등을 통한 증권사 모험자본 투입 △세제 인센티브 확대 △코스닥 IPO 구조 재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보다 유동성이 더 투입되고 플레이어가 많아져야 코스닥에 진출한 그리고 진출하는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도 "코스닥 시총의 10%인 약 30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IPO와 유상증자 등에 투입하는 등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며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 중심의 생태계가 형성돼야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코스닥의 개인 거래 비중은 79.2%에 달했다. 외국인 비중은 15.1%, 기관·법인 비중은 5.7%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기관·법인 투자자 비중이 19.2%,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27.3%에 달했다.
최근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코스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에서 6880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코스닥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닥 영업이익이 성장하는 가운데, 정부 주도 모태펀드 자금이 벤처펀드 등으로 유입되고, 국민성장펀드 투자도 집행될 것"이라며 "코스닥 시가총액이 100조원 증가한다면, 지수는 11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