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앞두고 카드사 광고·마케팅 실종
NH농협카드만 비자와 협력해 추첨 이벤트 진행
"매스 마케팅 성과 측정 어려워, 개인 맞춤형 광고로 바뀌어"

"우리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2002년 거스 히딩크를 내세운 삼성카드의 광고는 지금까지도 업계에서 회자된다. 당시 삼성카드는 5000억원의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카드사 광고는 더는 보기 어렵게 됐다. 월드컵 개막이 코앞까지 다가왔으나 관련한 카드사 광고나 이벤트는 사실상 전멸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6 FIFA 월드컵'과 관련해 마케팅을 진행한 카드사는 NH농협카드 한 곳뿐이다. NH농협카드는 최근 멕시코 현지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등을 추첨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나카드는 다음 달 20일까지 '트블컵'이란 이름으로 외화 환전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다. 고객이 응원하는 스포츠팀을 선택하고 외화를 환전하면 점수가 쌓이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월드컵 관련 이벤트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기에 맞춰 스포츠 대항전이라는 컨셉만 따왔을 뿐 월드컵 관련 마케팅은 아니라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월드컵은 소비가 많이 늘어날 수 있는 대형 이벤트라 카드사는 광고나 이벤트 기획에 적극적이었다. 삼성카드의 히딩크 광고가 대박이 나자 현대카드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딕 아드보카트를 광고 모델로 섭외해 전용 카드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네트워크사와 협력해 월드컵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월드컵'이란 표현은 FIFA의 지식재산권 규정에 따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대신 FIFA의 결제 후원사인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제휴하면 '월드컵'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LG카드는 2006년에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LG Weeki카드 월드컵 스페셜 에디션'을 한시 발행했다.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으로 우승컵과 독일 월드컵 엠블럼을 넣었다. 신한카드는 2010년 비자카드와 함께 '남아공 월드컵 스페셜 에디션 카드'를 출시했다. 월드컵 관련 사은품, 프로경기 티켓 50%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은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의 경기가 오전 시간인 데다가 국가대표팀을 향한 기대감도 적어서다. 월드컵이라는 이벤트가 여전히 화제성은 있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카드 이용액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FIFA 공식 결제 파트너사인 비자와 협력하면 '월드컵'이란 단어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지만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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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마케팅 전략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카드사는 TV 광고와 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Mass)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PLCC(상업자 표시 전용카드)나 간편결제와의 제휴·해외여행 특화·프리미엄 카드 등 성과 측정이 쉬운 개인 맞춤형 광고에 집중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매스 마케팅은 성과 측정이 안 되는데 비용도 많이 들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개인 맞춤형으로 카드사 마케팅 방향이 바뀐 지 조금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