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옷 같이 '입는 로봇' 만든다...시제품에 의료진도 '엄지척'

류준영 기자
2026.03.18 05:00

[스타트UP스토리]윤성식 리보디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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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 리보디스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실제 팔리는 제품이 되려면 더 편해야 하고, 더 가벼워야 하며, 더 예뻐야 하고, 더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윤성식 리보디스(Rebodis) 대표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이 그동안 시장에서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능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 기능을 얻기 위해 사용자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너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외골격형 웨어러블 로봇이 크고 무거운 환자용 보조기처럼 보였다면 리보디스는 얇고 가벼운 의복형 폼팩터를 통해 '보이지 않게 입거나, 오히려 패션처럼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유연한 소재를 활용해 외골격 로봇 특유의 무게감과 이질감을 줄이고, 옷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윤 대표는 "우리는 무게와 착용감, 수납 편의성, 입고 벗는 과정의 자연스러움, 타인의 시선에서 느끼는 심리적 부담까지 모두 고려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기존 외골격형 웨어러블 로봇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리보디스는 서울대학교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에서 축적한 소프트 로봇·웨어러블 로봇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윤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10년의 연구경험을 쌓았고, 국내외 로보틱스 특허를 다수 출원했다.

리보디스의 차별점은 '모듈화'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고관절용, 무릎용, 발목용 등 신체 부위별로 각각 설계·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사용자는 필요한 부위마다 장치를 따로 구매해야 하고, 기업 역시 신체 부위별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 리보디스는 하나의 구동 장치를 여러 부위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핵심 구동·제어 장치는 그대로 두고, 몸에 착용하는 부분만 고관절용·무릎용·발목용으로 바꿔 끼우는 방식이다. 마치 하나의 본체에 액세서리를 교체하듯 필요한 부위에 맞춰 모듈을 갈아 끼워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구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자신의 신체 상태와 활용 목적에 맞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제품군을 보다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성식 대표와 리보디스가 개발중인 웨어러블 로봇 제품/사진=리보디스

리보디스는 이러한 모듈형 전략의 첫 단계로 와이어 구동 모터 기반 '무릎 보조 근력 로봇' 시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7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적합성 평가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장치는 보행 시 무릎 관절 부담을 줄이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나 재활 운동 과정에서 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내리막 보행 시 무릎 부하를 약 44%, 일어서기 동작에서는 근육 부담을 약 34%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사용자 설문에서는 69%가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으며, 의료진 역시 "치료실에 상비해 두고 싶다", "실제 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보였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리보디스는 이번 무릎 보조 근력 로봇을 시작으로 고관절용, 발목용, 팔꿈치용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모듈형 웨어러블 로봇을 완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듈형 웨어러블 로봇을 통해 축적되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방형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고, 병원과 공공조달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삼성전자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8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이 더 이상 로봇처럼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입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의류 브랜드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 기회를 만들어 성장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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