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프리' 전고체 배터리…처음부터 '가격 중심'으로 설계했죠

대전=류준영 기자
2026.04.02 05:00

[스타트UP스토리]이테르텐 장보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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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테르텐 기업부설연구소 내부=사진=류준영 기자

휴대폰·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충격과 열에 취약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비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낮고 같은 용량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다만 높은 비용과 까다로운 생산 공정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설립된 이테르텐은 저렴하고 안전한 차세대 전지 핵심소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액체 대신 돌처럼 단단한 소재(산화물·금속이 산소와 결합해 만들어진 물질)와 고무처럼 유연한 물질(고분자)을 결합한 '복합 고체 전해질'과 실리콘·탄소 기반 '고에너지밀도 음극 소재'를 통해 더 안전하고 오래 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 인근 자체 연구소에선 배터리 핵심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이테르텐 장보윤 대표/사진=류준영 기자

장보윤 이테르텐 대표는 자사 기술의 차별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기존 전해질은 란타늄과 같은 고가 희귀 금속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화물 원료를 선택했다"며 "희토류를 쓰지 않아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고체 전해질 가격은 1kg당 수백 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약 10달러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성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지 않더라도, 비슷한 성능을 훨씬 낮은 가격에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뛰어난 성능보다는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누가 더 싸게 만들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경쟁력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지론이다.

이테르텐 개요/그래픽=윤선정

장 대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20년 이상 재직하며 이차전지 소재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실리콘 음극 소재와 전고체 전지 핵심 소재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모두 경험했으며, 관련 특허 120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실리콘 음극 소재 기업인 테라테크노스에 장 대표의 기술을 이전했는데 2022년 포스코홀딩스가 약 480억원의 기업가치로 이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테르텐은 전해질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에 꼭 필요한 음극 소재 부문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 실리콘 가루를 재활용해 배터리용 소재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기존 소재와 혼합해 성능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실리콘을 여러 겹으로 감싸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한 번에 제조하는 '3층 코어-쉘 구조 원스텝 공정' 자체 기술을 적용하면 성능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출력 특성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이고,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이테르텐이 자체 개발한 산화물질/사진=류준영 기자

이테르텐은 소재 부문에서 이미 시제품을 확보했고, 배터리 셀 부문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안에 시제품을 완성해 성능 검증에 나설 계획"이라며 "아직 아테르텐과 같은 구조의 전고체 배터리는 시장에 없다"고 자신했다.

특히 이테르텐 기술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 주로 연구돼 온 황화물 기반 전고체 배터리는 초건조 환경과 고가의 설비가 필요하지만, 이테르텐의 경우 기존 생산라인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어 추가 투자 부담이 적다.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아테르텐의 샘플을 확보해 PoC(성능 검증)를 진행하는 이유다.

이테르텐은 지금까지 시드 투자 16억원을 유치했으며, 프리A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소재 사업화를 통한 초기 매출 확보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개발, 북미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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