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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은 로봇전이 될 것입니다. 본에이아이는 그 뼈대가 되는 피지컬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도경 본에이아이(이하 본) 대표는 회사를 "드론판 킬체인"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표현하며 이같이 말했다. 단순 드론(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라 이를 제어하는 AI(인공지능) 두뇌와 지휘통제(C2) 운영 프로그램까지 구축하는 피지컬 AI 풀스택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AI 기반 군집 드론과 통합관제 시스템을 통해 적 드론을 탐지·추적·요격하는 대드론(드론 대응)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에는 한 명의 운영자가 여러 무인 기체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AI 관제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1세대 창업가들이 현재 대한민국 산업의 뼈대를 세웠다면 이제는 AI와 로봇, 드론이 결합된 피지컬 AI가 미래전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본에이아이는 미래전의 뼈대가 될 피지컬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회사명인 '본(Bone)' 역시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의 '백본(Backbone·뼈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육군 항공부대 헬기 승무원으로 복무하던 시절 우연히 읽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는 20대 시절 이 대표가 창업의 꿈을 품게 된 계기가 됐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했던 환경 속에서도 조선·자동차 산업을 일궈낸 과정은 단순한 사업을 넘어 새로운 산업 자체를 만들어내는 일처럼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그는 AI가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마크비전을 공동창업했다. 마크비전은 AI 비전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상의 위조상품과 불법 유통 콘텐츠를 탐지·차단하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보호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고객사를 직접 방문하며 AI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이를 뒷받침할 공급망 생태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약 4년간 마크비전에 몸담으며 AI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읽은 이 대표는 "언젠가 AI 역시 현실 세계 안으로 들어오는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서는 단순 AI 모델만이 아니라 하드웨어·센서·관제 시스템까지 모두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현재 본의 사업 방향과 운영 철학의 기반이 됐다.
본은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매출 30억원을 기록하며 보수적인 방위산업 시장 안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경북 상주시에서 운영 중인 AI 기반 산불 모니터링 프로젝트가 꼽힌다. 본은 AI 모델과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을 활용해 특정 지역을 24시간 교차 비행하며 산불 징후를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열화상 카메라에서 감지된 이상 열원이나 비전 카메라에 포착된 연기 신호는 즉시 지상 관제센터로 전송된다. 회사는 이 과정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감지 정보는 소방서와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실시간 공유돼 초기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지자체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사례는 향후 군 시장 진입에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
본이 이처럼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설립 초기 드론 제조·실증 역량을 보유한 디메이커스를 인수하며 생산 기반과 기존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덕분이다.
이 대표는 "디메이커스가 보유하고 있던 제조·실증 역량에 본의 AI 기술과 아키텍처 설계 역량이 결합되면서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본은 지난해 11월 미국 VC 서드 프라임(Third Prime) 주도로 1200만달러(약 170억원)를 유치했다. 현재 400~ 500억원 규모의 시드 익스텐션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DS투자파트너스가 2000만달러(약 300억원)를 확약하며 이번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달 중 투자 유치를 최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익스텐션 라운드가 목표 규모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 스타트업 시드 단계 투자 유치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방산협의회장을 맡아 국내 방산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최근 중동 분쟁 등을 통해 드론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미래전은 결국 로봇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 병사 대신 지능형 드론과 지상·해상·수중 로봇들이 정찰·방어·공격 임무를 수행하고, 육해공을 아우르는 이들 무인체계를 소수의 지휘관이 통합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장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미래 안보의 핵심은 드론과 로봇을 얼마나 빠르게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역량과 생태계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주체는 결국 빠른 혁신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은 한국이 미래전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