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등록부터 CS까지 '척척'…1인 셀러 숨통 틔운 AI 직원

송정현 기자
2026.06.12 12:00

[스타트UP스토리] 주하람 레비오사AI 대표·주하담 COO 및 공동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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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람 레비오사AI 대표 (왼쪽)와 주하담 레비오사AI COO/사진=송정현 기자

"윙가르디움 레비오사(Wingardium Leviosa)."

영화 해리포터 속 물건을 공중에 띄우는 마법 주문이다. AI(인공지능) 이커머스 스타트업 레비오사AI 는 바로 이 마법 주문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반복 업무가 대부분인 온라인 셀러(판매자) 시장을 AI로 혁신해 마법처럼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사람이 직접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상품 등록부터 가격 수정, 재고 관리, 주문 처리, 고객응대(CS), 광고 운영까지 카페24·쿠팡 등 브랜드가 입점한 플랫폼별로 사람이 붙어 관리하는 식이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해 영업이익률은 떨어지는 구조다.

주하담 레비오사AI 공동창업자 및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창업 전 온라인 셀러로 직접 사업을 해보니 매출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운영 효율은 계속 떨어졌다"며 "월 매출 3000만원 수준일 때는 하루 3~4시간 정도를 쓰면 됐지만, 월 매출 1억원 수준이 되자 하루 10시간 가까이 운영 업무에 매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레비오사AI는 바로 이 지점을 AI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단순히 셀러 업무를 편하게 만드는 보조 툴이 아닌 운영 전 과정을 AI가 대신 수행하는 '이커머스계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드 투자를 집행한 서울대학교기술지주의 차인환 상무는 "레비오사 AI는 급성장하는 구매대행 시장에서 셀러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한 단계 끌어올릴 높은 기술력과 실행력을 갖춘 팀으로 AI 기반 운영 혁신을 실현할 성장 잠재력이 뚜렷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출신 창업가 동생과 카이스트 AI 박사 형이 만들어낸 시너지

레비오사AI는 주하담 COO와 그의 친형인 카이스트 AI 박사 주하람 대표가 의기투합해 지난해 9월 설립된 회사다.

어릴 때부터 주 COO는 대기업 CEO와 벤처 창업가를 동경해왔다. 특히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유니스트 출신 대학생들이 창업한 클래스101 사례는 그가 대학생 창업가의 길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주 COO는 "창업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사회 경험이 쌓여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또래 대학생 창업가들이 만든 클래스101을 보며 20대에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을 곧바로 실행에 옮긴 그는 2019년, 갓 스무 살 무렵 또래 대학생들과 함께 수의사 가정방문 플랫폼 '플러피케어(FluffyCare)'를 창업했다.

다만 첫 창업을 통해 대학생 창업의 한계도 절실히 느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나이대 창업자들이 만든 클래스101은 왜 성공했을까, 무엇이 달랐을까를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클래스101에 입사해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조직 문화를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더 뛰어난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실제 기술 역량까지 이해하고 구성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후 두나무로 자리를 옮겨 AI 개발 역량을 쌓는 데 집중했다.

한편 친형인 주하람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AI 관련 연구를 이어가던 중 동생의 제안으로 창업에 합류했다. 주 대표는 "당시 연구자의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주 대표는 "동생은 실제 사업 운영과 개발 경험이 강했고, 나는 AI 연구와 모델 개발 등 원천기술 역량에 강점이 있었다"며 "그동안 창업에 대한 막연한 관심은 있었지만, 서로의 역량이 결합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동생이 창업했던 수의사 가정방문 플랫폼 '플러피케어' 시절에도 '무급'으로 개발과 기술 지원을 맡으며 묵묵히 도왔다.

실제로 주 COO의 이커머스 사업 경험과 주 대표의 AI 원천기술 역량의 결합은 현재 레비오사AI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 회사의 AI 모델 개발은 주 대표가 주도하고 있으며,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운영은 두 형제가 함께 맡고 있다

직접 셀러 해보니…"매출 늘수록 사람이 갈린다"
/사진=챗GPT 생성

'시간을 팔지 말고 구조를 설계하라'는 두 형제가 직접 온라인 셀러로 활동하면서 구체화된 사업 철학이다.

주 COO는 두나무 재직 시절 부업 형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위탁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품을 하나부터 열까지 수작업으로 등록했지만, 이후 직접 코드를 짜 상품 등록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약 1만개의 상품을 등록하자 매출도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특히 K팝 앨범 유통 시장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글로벌 수요가 높은 제품군에 집중하고 상세페이지와 썸네일 등을 최적화하면서 사업 초기 몇십만원에 머물렀던 월 매출을 1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문제는 운영 효율이었다. 상품 등록과 재고 수정, 주문 처리, 고객응대(CS) 등 대부분의 운영 업무를 손으로 직접 처리하다 보니 매출이 늘어날수록 업무 역시 폭증했다. 특히 월 매출 6000만원 수준에 이르자 직장과 병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결국 그는 2024년 7월 두나무를 퇴사한 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주 COO는 "K팝 유통사뿐 아니라 다른 이커머스 업계도 상황은 비슷했다"며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의 경우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입점 플랫폼마다 담당 인력을 따로 두고 각 플랫폼 운영을 전담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패션 브랜드의 경우 디자인과 마케팅 인력 외에도 상품 등록과 주문 처리, 재고 수정, CS 대응 등 플랫폼 운영 업무를 맡는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인력과 시간이 같이 늘어나는 구조라 자연스레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것.

그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복 업무를 AI로 자동화를 이루면 브랜드들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과 스토리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브랜드들이 디자인과 브랜딩, 콘텐츠 기획 등 본질적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

/사진제공=레비오사AI 홈페이지 스크린샷

상품 등록부터 고객 응대까지 척척…'AI 직원' 만든 형제

주하람 레비오사AI 대표 (왼쪽)와 주하담 레비오사AI COO/사진=송정현 기자

기존 셀러 대상 경쟁사들이 특정 기능만 제공하는 단순 AI 보조 툴 수준에 머물러 '반자동화'에 그쳤다면, 현재 레비오사AI는 상품 등록과 주문·재고 관리, 광고 운영, 고객응대(CS) 등 전과정을 하나의 AI 에이전트 안에서 처리하는 모델을 구축 중이다.

구체적으로 레비오사 AI가 개발하는 올인원 AI 플랫폼은 네이버·쿠팡·자사몰 등 여러 판매 채널의 데이터를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은 물론, AI가 경쟁사 가격을 분석해 판매 전략을 추천하고 카드뉴스·숏폼 등 마케팅 콘텐츠까지 직접 생성한다. 또 고객 문의 대응과 재고·주문 관리 등 백오피스 반복 업무 역시 자동 수행하는 구조다.

특히 현재까지도 주 형제가 공동으로 운영 중인 스마트스토어는 AI 모델 고도화를 위한 핵심 테스트베드(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부터 어떤 제목이 클릭률이 높은지, 어떤 고객응대(CS)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어느 가격대에서 구매 전환율이 높아지는지, 어떤 상세페이지 구성이 효과적인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는 것.

주 COO는 "레비오사AI를 통해 누구나 진입장벽 없이 셀러를 도전할 수 있는 '이커머스의 민주화'를 이루고 싶다"며 "PPT를 만들 때 자연스럽게 캔바(Canva)를 떠올리듯, 앞으로 이커머스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레비오사AI가 떠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주 대표는 "장기적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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