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인공지능)가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지만 실제 공장에 안착한 사례는 흔치 않다.
제조업 특화 피지컬 AI 기업 카본식스는 연구실과 제조현장의 '간극'을 정조준해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최근 경쟁력을 인정받아 4030만달러(약 622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2024년 7월에 설립된 이후 2년간 누적투자금은 기존 시드투자금 400만달러(약 62억원)를 포함해 4430만달러(약 684억원)로 늘었다.
이번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가 공동 리드했다. IMM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SV인베스트먼트, 미국 코텐시아·ASQ 등 국내외 투자자가 신규투자자로 참여했다. 특히 시드투자에 참여했던 풋힐벤처스, 스톰벤처스, 자이트가이스트캐피탈, 엑스퀘어드, 카본블랙 등 기존 투자사도 모두 후속투자에 나섰다.
투자자들이 카본식스를 높게 평가한 배경에는 지난해 9월에 출시한 첫 제품 '시그마키트'가 있다. 제조현장에 특화한 로봇 AI와 전용네트워크, 로봇그리퍼(손), 센서모듈, 티칭(학습)툴 등을 한데 결합한 자동화 솔루션이다. 하루 정도의 작업학습만으로도 해당 공정을 수행할 AI모델을 구축해 생산라인에 투입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는 자동화가 쉽지 않던 필름 탈부착과 조립, 머신텐딩, 케이블 체결, 걸이작업 등 섬세한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창업진의 조합도 이번 투자를 유치한 핵심 배경 중 하나다. 이번 투자를 공동 리드한 강성민 DSC인베스트먼트 이사는 "피지컬 AI 기업은 현장에 가까우면 연구역량이 부족하고, 반대로 연구역량이 뛰어나면 제조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카본식스는 제조현장을 잘 아는 문태연 CEO(최고경영자)와 세계적 수준의 로봇 AI 연구자인 서형주 CTO(최고기술책임자), 로봇 하드웨어 전문가인 김제혁 CHO(최고하드웨어책임자)가 함께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카본식스의 중장기 경쟁력으로 '데이터 플라이휠'을 꼽는다. 제품이 더 많은 제조현장에 공급될수록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AI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다.
이미 카본식스 제품은 실제 제조현장에 도입돼 고객계약과 매출로 이어졌다. 다수의 로봇AI 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실증(PoC) 단계에 머무르는 것과 달리 실제 현장배치를 통해 사업성을 검증했다. 강 이사는 "결국 피지컬 AI도 데이터 싸움"이라며 "얼마나 많은 제조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