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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마켓은 뭐 하는 곳입니까?"
기자의 질문에 양승우 남도마켓 대표는 휴대폰 속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60대의 남대문시장 완구 도매상인이 매대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코로나로 손님이 끊기니 궁여지책으로 물건 사진을 찍어 거래처들에게 문자로 일일이 뿌리는 중이었다.
양 대표는 그에게 'ND 마켓'을 소개하며 "일일이 그렇게 문자 보내지 마시고 여기에 등록하시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매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도마켓의 손을 잡고 DX(디지털전환)에 성공한 그 점주는 현재 점포가 세 개로 늘었다.
남도마켓은 남대문·동대문 도매시장의 OS(운영체제)를 자처한다. 지마켓에서 카테고리 총괄 매니저로 이커머스를 익힌 양승우 대표는 남대문에서 20년간 도매업을 한 동생에게 시장 사정을 확인하며 깜짝 놀랐다. 그는 "규모는 엄청나게 큰데 DX가 안 돼 있는 걸 보고 노다지를 본 느낌이었다"며 "아직도 계산서를 수기로 쓰고 있더라"고 말했다.
남도마켓의 'ND 엉클'은 음식점으로 치면 포스기다. 재고 관리와 판매 내역, 주문·송금 정산,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묶은 도매상용 ERP(전사적자원관리) 프로그램이다. 양 대표는 "일반 이커머스에서도 물건 1000가지를 살 수는 있지만 하나씩 1000번 담아야 한다"며 "ND 엉클은 엑셀로 정리한 주문 내역을 그대로 긁어서 보내면 발주도 되고 문자연락과 송금까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ND 마켓'은 도매상들에게 일종의 '배달의민족'과 같은 역할을 한다. 도매상이 자기 상품을 11만 사업체에 노출하는 B2B 마켓플레이스다. 패션업 소매상으로 치면, 새벽 두시에 직접 동대문에 나가 발품을 팔거나 별도로 '사입 삼촌(의류사입 대행업자)'에게 의뢰하지 않아도 된다.
도매 시장에 IT를 입히니 효과는 극적이었다. 상품 등록과 검색에 걸리던 시간이 평균 540분에서 5분으로, 신상품 생산 소요 기간이 30일에서 7일로 줄었다. 남도마켓은 사무실 한쪽에 스튜디오를 두고 상인들의 상품 사진을 찍어 등록까지 대신해준다. 지금도 무료다. 양 대표는 "성공 경험이 필요하다"며 "디지털로 거래처를 만나고 파는 경험을 여기서 만들어드리려고 스튜디오를 뒀다"고 말했다.
남대문과 동대문 도매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한 남도마켓의 임직원은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매출은 매년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2022년 11억원에서 지난해 228억원까지 급증했다.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에이전트에 효과적으로 맡긴 덕분이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AI 전환 우수사례'로도 뽑혔다.
양 대표는 "월간 거래액도 창업 초기 20억원 수준에서 현재 600억원 수준까지 크게 늘었다"며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인력과 풀필먼트 투자로 고정비의 늪에 빠질 때 남도마켓은 10분의 1 수준의 인력으로 동등한 거래액을 처리한다"고 전했다.
전국 도매시장의 20만여 도매사업체 중 남도마켓이 확보한 고객은 1만5000여곳, 점유율은 7.7% 수준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도매의 핵심인 남대문(55.2%)과 동대문 시장(41.4%)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뽐내고 있다. 심지어 동대문 시장은 진출한 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 목적지는 부산이다. 올해 6월 부산에 연구소를 세운 뒤 공략을 시작했다.
도매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 정보는 자연스레 금융 서비스 'ND 페이'로 연결된다. 당초 간편결제와 선정산 등을 처리하던 서비스인데 여기다 생산자금 선지급까지 얹었다. 시중은행이 도매·소매 상인을 개인 신용등급만으로 평가한다면, 남도마켓은 매일 쌓이는 거래 데이터로 대신한다. 양 대표는 "매일 김밥 10줄 팔다가 100줄로 늘어나는 사장님이 있다면 재료비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은행 대출이 쉽게 안 나올 수 있지만 우리는 그 가게의 거래액과 정보를 알기 때문에 향후 발생할 정산액을 미리 지급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도마켓의 공략 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다.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 상품이 이미 2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를 받아보는 해외 사업자 회원은 6000여곳이다. 바이어와 벤더뿐 아니라 틱톡커와 왕훙 같은 유통업자들이 한국 상품을 떼어간다. ND 엉클 프로그램 자체도 태국·베트남·미국에서 구독형 으로 팔린다. 양 대표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강자들도 현지화 때문에 로컬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현지화에만 성공하면 남도마켓이 해외로 나가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 대표는 "많은 시장을 공략대상으로만 여기기보다는, 5년 전 도움을 드렸던 완구점 사장님처럼 그곳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며 "그분들의 하루를 여유롭게 해주고, 그분들의 상품을 글로벌로 가져가고, 애로사항인 금융까지 해결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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