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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콥터 드론은 비행시간이 보통 15~20분에 불과합니다. 이 시간을 늘리면 드론의 활용도와 임무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지금은 기체수소로 2시간, 액체수소로는 최대 14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습니다."
홍성호 호그린에어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2026 라플라스×ETRI 딥테크 투자포럼'에서 수소연료전지 드론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배터리 드론의 짧은 비행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수소를 선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VC(벤처캐피탈) 라플라스파트너스가 주최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후원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행사로, 첨단소재와 AI(인공지능), 반도체, 모빌리티 분야 딥테크 기업 6곳이 투자유치 IR(기업설명회)에 나섰다.
IR 무대에 오른 기업은 호그린에어를 비롯해 △나노솔루션 △메이아이 △애슬리테크 △세뮤나이트 △히츠 등이다. 투자사로는 △SGC파트너스 △더웨이브캐피탈 △한화투자증권 △캡스톤파트너스 △케이그라운드 △서울투자파트너스 △경남벤처투자 등이 참석했다.
호그린에어는 액체수소 드론에 탑재되는 파워팩을 자체 개발했다. 연료전지와 공기공급·열관리·냉각 시스템을 하나로 묶은 장치로, 드론뿐 아니라 무인운반차(AGV),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홍성호 대표는 "수소를 넣으면 전기가 나오는 원리는 드론뿐 아니라 발전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드론의 계절적 수요 변동을 수소발전 사업이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호그린에어는 현재 기업가치 200억원을 기준으로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은 원재료 확보와 생산설비 확충, 연구·생산인력 채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노솔루션은 탄소나노튜브(CNT)를 고객사의 제조공정과 제품 특성에 맞게 가공하는 나노소재 기업이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소재를 시작으로 사업화에 성공한 이후 약 1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전북 익산에 생산공장을 구축했으며 지난 7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CNT는 전기전도성과 강도가 뛰어나지만 입자끼리 강하게 뭉치는 성질이 있어 실제 제품에 적용하려면 용매에 고르게 분산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나노솔루션은 스프레이, 잉크젯 등 고객사의 코팅 방식과 열경화·자외선(UV) 경화 조건에 맞춰 소재를 설계할 수 있다.
김형열 나노솔루션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소재와 용매, 코팅·경화 공정을 조합하면 수만 가지 이상의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며 "2028년 싱글월 CNT 양산 투자를 진행하고 같은 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처리 AI 기업 메이아이는 기존 매장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방문객의 행동을 분석한다. 온라인에서 방문자의 클릭과 이동경로를 분석하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오프라인 공간에 구현한 셈이다.
핵심은 여러 CCTV 사이를 이동하는 같은 사람을 식별하는 '다중 카메라 트래킹' 기술이다. 고객이 한 카메라에서 사라졌다가 다른 카메라에 나타나더라도 머리 모양과 옷차림 등 외형 정보를 분석해 동선을 이어 붙인다.
김찬규 메이아이 대표는 "별도의 AI 카메라나 센서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도입 비용과 공사 부담이 낮다"며 "CCTV 영상을 분석해 방문객 수와 성별·연령대, 체류시간, 관심 제품, 상담 여부, 구매 전환율 등을 산출할 수 있다"고 했다.
스포츠테크 기업 애슬리테크는 선수의 움직임과 통증·피로도 데이터를 결합해 부상 위험을 분석하는 '필드위드(FieldWith)'를 개발했다. 선수가 훈련 다음 날 특정 부위의 통증을 입력하면 AI가 전날 촬영한 움직임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동작이 통증과 관련됐는지 보여준다.
지도자는 이를 바탕으로 선수의 출전 여부나 훈련 강도를 결정할 수 있다. 애슬리테크는 우리카드 프로배구단과 2년간 PoC(기술실증)를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함부르크SV와 AFC 본머스 아카데미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최상협 애슬리테크 대표는 "기존 서비스가 훈련이나 경기 후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쳤다면 필드위드는 현장에서 위험 신호를 빠르게 감지하고 그 원인까지 설명한다"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스포츠 현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팹리스 세뮤나이트는 자동차·로봇·가전 등에 들어가는 저전력·저비용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개발했다. 고성능 범용 NPU가 모든 기능을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음성인식 등 제품에 필요한 특정 AI 모델에 맞춰 칩을 설계한다.
김상엽 세뮤나이트 대표는 "가전기업이 원하는 것은 과도한 성능의 고가 NPU가 아니라 필요한 AI 기능을 저렴하게 구현하는 부품"이라며 "28나노·14나노 등 레거시 공정과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해 가격과 전력소모를 함께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인 김우연 대표가 2020년 설립한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히츠는 후보물질 설계와 합성·검증·분석 등 신약개발 과정을 하나의 AI 워크플로로 연결한 '하이퍼랩'을 운영하고 있다.
히츠는 국립암센터와 협약을 맺고 암센터 전용 AI 기반 항암 연구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미국 식음료 기업과 감미료 개발 계약도 체결하는 등 신약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단백질 구조와 화합물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기술을 여러 영역에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한인수 라플라스파트너스 대표는 "딥테크는 기술개발에 긴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시장에 안착하면 높은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연구기관이 오랜 시간 축적한 원천기술이 민간시장으로 이어지는 지금이 실제 사업화 성과로 전환할 적기"라고 했다.
강현서 ETRI 본부장은 "오늘 발표한 기업 가운데 5곳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ETRI는 기술이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업화와 매출로 이어질 때까지 책임지는 '무한책임제'를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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