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이고 옷 벗겨" 국대 주치의가 265명 성폭행...체조 여왕도 당했다[뉴스속오늘]

"수면제 먹이고 옷 벗겨" 국대 주치의가 265명 성폭행...체조 여왕도 당했다[뉴스속오늘]

이은 기자
2026.09.1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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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1년 9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를 비롯한 미국 여성 체조 금메달리스트 4명이 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사진)의 성(性) 학대를 고발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과 체조협회,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가 그의 범행을 묵인했다고 규탄했다. /AP=뉴시스
2021년 9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를 비롯한 미국 여성 체조 금메달리스트 4명이 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사진)의 성(性) 학대를 고발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과 체조협회,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가 그의 범행을 묵인했다고 규탄했다. /AP=뉴시스

2021년 9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를 비롯한 미국 여성 체조 금메달리스트 4명이 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의 성(性) 학대를 고발했지만 미연방수사국(FBI)과 체조협회,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가 그의 범행을 묵인했다고 규탄했다.

이날 시몬 바일스는 동료 체조 선수인 맥카일라 마로니, 알리 레이즈먼, 매기 니콜스와 함께 미국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연방 상원 의회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했다.

네 사람은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였던 나사르에게 성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날 이들은 나사르의 성 학대가 지속된 데에는 연방 수사 당국과 체조 관계자들의 의도적 방임과 은폐 행위가 있었다며 "나사르가 아동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FBI와 미국 체조협회(USAG), 올림픽위원회(USOPC)가 은폐하고 숨기려 했다"고 증언했다.

사상 최악의 아동 성폭행 사건…약 30년 범행에 수백 명 피해

미국 체육계 사상 최악의 연쇄 아동 성폭행범으로 꼽히는 나사르는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과 미시간 주립대학교(MSU) 주치의로 활동하는 약 30년 동안 265명이 넘는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피해자 상당수가 당시 미성년자였다.

나사르의 첫 범행은 1992년 당시 12세였던 소녀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로도 그는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선수들의 신뢰를 얻은 뒤 골반 교정 등 치료를 가장해 선수들을 성폭행했다.

여러 차례 범행이 발각될 위기가 있었으나, 체조계와 스포츠의학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였던 그는 이러한 권위를 이용해 처벌을 교묘히 피해 갔다.

2004년 당시 17세였던 선수가 성폭행으로 고소하자 나사르는 "정상적인 치료법"이라며 "환자가 전문적인 치료법을 성추행으로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형사는 이를 믿고 수사를 종결했다.

이외에도 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올림픽에 나가려면 이런 특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치료법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다" 선수들을 가스라이팅 하기도 했다.

2015년 6월 니콜스가 나사르의 범행을 체조협회에 최초 신고했으나 사건은 묻혀버렸고, 이후 2016년 전 체조선수 레이첼 덴홀랜더가 15세였던 2000년 당시 나사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 초기 미시간 주립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조사는 미국 체조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아동 성폭행 알고도 묵인…성폭행 피해 진술하자 "그게 다냐?"
(왼쪽부터) 미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맥케일라 마루니, 알리 라이스먼, 매기 니콜스가 2021년 9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 연방 상원의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을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왼쪽부터) 미국 체조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맥케일라 마루니, 알리 라이스먼, 매기 니콜스가 2021년 9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 연방 상원의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언을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FBI는 2015년 7월 나사르의 범죄 사실을 인지했지만,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방치해 실제 기소는 약 1년 4개월 만인 2016년 11월에야 이뤄졌다.

이날 청문회에서 마로니는 13세 때 나사르를 처음 만난 뒤 반복적으로 성폭행당했다며 "그는 의사라기보다는 소아성애자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나사르는 마로니에게 속옷을 입지 않고 반바지를 입으라고 지시한 뒤 성추행하는가 하면 수면제를 먹인 뒤 옷을 벗겨 성폭행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를 회상하던 마로니는 "나사르가 나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날 밤 내가 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FBI에 모든 피해 사실을 고발했지만, 그들은 내 신고를 보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신고 내용을 조작하기도 했다"며 "그들은 수많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대신 사실을 왜곡하고 연쇄 아동 성범죄자를 보호하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마로니는 FBI 요원이 나사르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당시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도록 계속 질문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성추행 기억을 떠올리며 우는 내게 담당 요원이 '그게 다냐?'라고 물었다. 그 말 한마디가 내겐 가장 끔찍한 순간 중 하나였다"며 "나를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학대 피해를 가볍게 여기고 무시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마로니는 또 "FBI는 나사르의 지속적인 성폭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체포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을 끌었다. 그 바람에 70명이 넘는 어린 선수들이 추가로 피해를 보았다"며 "우리가 그토록 고통스럽게 진술한 내용을 FBI가 서랍 속에 방치해 의미 없게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 학대 피해 신고하자…"침묵해라" 요구한 체조협회
미국 체조스타 시몬 바일스가 2021년 9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 연방 상원의회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해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에게 상습적인 성 학대를 당했으나, 이를 미 연방수사국(FBI)와 체조협회, 올림픽위원회가 묵인했다고 규탄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체조스타 시몬 바일스가 2021년 9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미 연방 상원의회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해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에게 상습적인 성 학대를 당했으나, 이를 미 연방수사국(FBI)와 체조협회, 올림픽위원회가 묵인했다고 규탄했다. /로이터=뉴스1/

레이즈먼은 "체조협회 관계자들은 나사르의 범행을 알고도 묵인했으며 그가 학교, 병원, 체조 클럽에서 계속 일하도록 했고 심지어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하게 뒀다"며 "마치 순진한 아이들을 소아성애자에게 바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니콜스는 "내가 체조협회에 학대 사실을 신고했을 때 당시 협회장이었던 스티브 페니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FBI 수사에 해가 될 만한 말은 하지 말고 침묵하라'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바일스는 "FBI와 체조협회, 올림픽위원회는 내가 성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하기 훨씬 전부터 나사르의 지속적인 성폭행 혐의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나는 나사르와 그의 학대를 가능하게 한 미국 시스템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받았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며 "끔찍한 학대의 상처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남아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괴물 같은 존재가 어린아이들을 해치는 범죄가 방치된다면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그 누구도 나와 다른 수백 명이 겪었던 끔찍한 경험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크리스토퍼 레이 당시 FBI 국장은 "용서받지 못 할 일"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아동 성범죄 알고도 방치한 FBI…형사 처벌 없었다

미국 법무부 감찰국(OIG)이 2021년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FBI는 당시 나사르 사건에 늑장 대응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FBI 인디애나폴리스 지부장이었던 제이 애보트는 2015년 7월 피해 선수들의 첫 신고를 받고도 5주간 시간을 끈 뒤 마로니와 단 한 차례 전화 인터뷰만을 진행했다. 마로니 외에 다른 피해 선수들이 있었지만,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애보트는 또 사건 관할 지역인 미시간주 랜싱 지부로 사건을 이관해 공조 수사를 벌여야 했으나, 이를 보고하지 않고 방치했다.

당시 마로니를 인터뷰한 마이클 랭먼 요원은 3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전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고, 약 1년 4개월이 지난 2017년 2월에야 진술 내용 일부를 누락하고 왜곡하는 등 허위로 작성했다.

애보트는 또 나사르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 당시 미국 체조협회장이었던 스티븐 D. 페니 주니어와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고, 페니에게 올림픽 위원회에 보안 책임자 자리가 있는지 묻고 실제 지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는 FBI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애보트는 "구직 활동을 한 적 없다"며 FBI 감찰관과 언론에 거짓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2018년 1월 FBI를 그만뒀으며, 랭먼은 감찰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반복하다가 2021년 9월 해고됐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두 사람이 피해자 진술을 조작하고 감찰 조사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형사 사건으로 기소해 유죄를 끌어내기에는 법적 요건이 부족하다며 기소하지 않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나사르의 범죄 행각이 드러난 뒤 미국 체조협회장과 협회 이사진은 전원 사퇴했으며 미시간 주립대 총장도 사임했다.

나사르는 3만7000개가 넘는 아동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로 2017년 12월 연방법원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2018년 1월과 2월에는 1급 성범죄 혐의로 미시간주 법원에서 각각 40~175년, 40~125년의 추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형기를 모두 더할 경우 최고 징역 360년에 달해 사실상 종신형으로 받아들여진다. 나사르는 연방법원 형기부터 채운 뒤 미시간주 두 법원의 형기를 차례로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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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연예 분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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