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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수 출신 브리짓 멘들러(Bridgit Mendler)가 이끄는 우주 인프라 기업 노스우드스페이스(Northwood Space)가 기업가치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인정받았다. 로켓을 쏘거나 위성을 만드는 대신 위성과 지구를 연결하는 통신 인프라에 집중해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
노스우드는 최근 3억7500만달러(약 508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의 VC(벤처캐피탈)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와 DFJ그로스가 공동으로 주도했다. 멘들러는 공동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로켓 아닌 '지상'에 베팅…위성과 지구 잇는 통신망 구축
멘들러 대표는 디즈니채널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다 MIT와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2022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력만 놓고 보면 '연예인 창업'처럼 보이지만 사업 영역은 하드웨어 딥테크다.
노스우드가 겨냥한 영역은 우주산업의 지상 인프라 시장이다. 위성이 늘어나더라도 지상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시설이 부족하면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궤도에 뜬 위성이 늘어날수록 병목은 우주가 아니라 지상에서 생긴다는 분석이다.
노스우드는 현재 안테나 하드웨어부터 지상국 구축, 통신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다. 위성 운용사가 개별 지상국을 건설하는 대신 노스우드의 공유 네트워크에서 필요한 통신 용량을 예약해 쓰도록 하는 구조다.
주력 제품은 위성 명령·제어용 위상배열 안테나 '포털(Portal)'과 대용량 데이터 전송용 접시형 안테나 '프리즘(Prism)'이다. 여러 안테나를 소프트웨어로 묶어 수신 성능을 높이는 기술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포털 10개를 연결해 지름 20피트, 약 6m짜리 접시형 안테나에 해당하는 수신 성능을 구현했다. 위성 운용사는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통신 가능한 시간을 검색하고 예약·변경·취소할 수 있다.
생산과 네트워크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노스우드는 앞선 시리즈B 라운드 이후 2개 대륙에 여러 궤도를 지원하는 거점 6곳을 구축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약 1만7200㎡ 규모의 본사·공장을 열어 제조시설 면적을 기존의 5배 이상으로 늘렸다.
이번 투자에는 워싱턴하버파트너스, 알파인스페이스벤처스, 스텝스톤, 인큐텔 등도 참여했다. 특히 HSBC이노베이션뱅킹과는 별도의 다년간 신용공여 약정을 맺었다. 지분 투자와 금융지원을 함께 활용해 기존 계약 이행과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멘들러 대표는 "우리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하면 '맞춤 제작 소파'의 세계에서 '이케아 소파'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노스우드는 쉽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이케아 소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다수 유니콘 발굴한 여성 투자자 독립 VC 설립
유럽에서는 유니콘에 투자해 온 여성 투자자가 자신의 이름을 건 독립 VC를 출범시켰다. 로컬글로브와 임팩트X캐피탈파트너스 등에서 활동한 이본 바젤라(Yvonne Bajela)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VC 에버트루캐피탈(Evertrue Capital)의 첫 펀드를 최근 1700만달러(약 230억원) 규모로 결성을 완료했다.
바젤라는 10년 넘게 투자업계에서 활동하며 핀테크 유니콘 와이즈(Wise), 인슈어테크 유니콘 마시멜로(Marshmallow), 모빌리티 유니콘 무브(Moove) 등에 초기 투자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했고 일본 미쓰이에서 선임 투자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다.
그가 독립을 결심한 배경에는 AI(인공지능)가 바꾼 창업 환경이 있다. 제품을 만드는 비용과 방식이 달라지면서 초기 투자자가 포착할 기회도 넓어졌다는 판단이다. 바젤라는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은 민주화됐지만 오래 지속되는 것을 만드는 능력은 여전히 드물다"고 했다.
에버트루캐피탈은 영국과 유럽의 초기 AI·핀테크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평균 투자액은 약 35만파운드(약 6억원)로, 앞으로 3년간 최소 20개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7개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펀드 규모에 대한 접근이다. 당초 목표는 약 1300만달러(약 176억원)였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며 이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추가 출자자를 계속 받기보다 1700만달러에서 모집을 마무리했다.
바젤라는 "펀드 규모는 전략적 결정이지 그 자체로 성공을 측정하는 기준은 아니다"며 "확신이 높은 기업에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할 자금은 필요하지만, 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해야 하는 압박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펀드 출자자(LP)로는 영국기업은행과 피닉스코트의 재간접펀드인 베이스캠프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전체 출자자의 약 80%가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나머지는 유럽·아시아·미국에 분포한다.
투자 대상은 영국·유럽의 초기 기업이다. 바젤라는 "창업자가 문제에 대해 가진 독특한 통찰과 실행력뿐 아니라 어떤 어려움을 극복했고 그것이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본다"고 말했다.
"접어 싣지 말고 우주서 만들자"…50㎝ 구조재 출력한 스타트업
독일 우주 스타트업 '오비탈매터(Orbital Matter)'가 우주 진공 환경에서 길이 약 50㎝의 단단한 구조재를 3D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 자유비행 우주선에서 이 같은 작업이 이뤄진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실험을 수행한 것은 올여름 스페이스X의 라이드셰어 미션으로 발사된 소형위성 '리플리케이터2'다. 이 위성에는 3D 프린터 4기가 실렸다. 각 프린터는 수지(레진)를 코일 형태로 압출한 뒤 자외선으로 경화시켜 원통형 구조재를 만든다.
이 기술이 풀고자 하는 것은 로켓의 적재 공간이라는 제약 조건이다. 지금은 대형 태양광 패널이나 안테나 등을 지상에서 제작한 뒤 접어서 발사하고 궤도에서 펼쳐야 한다. 구조물이 커질수록 접고 펼치는 장치도 복잡해진다.
전력 수요가 커질수록 이 방식은 버겁다. 데이터센터처럼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열을 방출해야 하는 우주선일수록 구조물이 커져야 하지만, 로켓의 적재 공간은 한정돼 있어서다.
오비털매터는 재료와 프린터를 먼저 올린 뒤 필요한 구조물을 궤도에서 만든다. 이를 통해 태양광 패널이나 안테나를 지지하는 구조물을 우주에서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증이 모든 면에서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유연한 태양광 패널을 전개하도록 설계한 프린터 중 한 대에는 이상이 발생했다. 다른 프린터가 만든 지지대는 태양광 패널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오비털매터는 유럽우주국(ESA), 위성 제조사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와 협력하고 있다. 다음 실증 임무는 2028년 발사가 목표다. 더 큰 위성에 대형 프린터를 탑재해 5㎾ 전력을 생산할 태양광 패널을 전개하는 기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야쿠프 스토예크 오비털매터 대표는 "지금까지 우주 구조물은 로켓에 접어 넣을 수 있느냐가 설계의 출발점이었다"며 "이번 비행은 그 전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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