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미국 재계 서열 5위까지 오른 기업.'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0위.'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미국에서 가장 양심적인 기업 10위.' '미국 MBA 졸업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직장.' 'GE의 잭 웰치 못지 않은 경영의 귀재 케네스 레이 회장과 제프 스키링 CEO'.
2001년말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분식회계의 대명사 엔론의 분식회계가 드러나기 전에 듣던 찬사들이다.
2014년말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찬사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지난해 조선 빅3 중 '나홀로 흑자'', '대우조선해양, 세분기 연속 흑자 행진', '승승장구 대주조선해양 경영진 연임가도 이상무'라며 언론과 시장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이같이 칭송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2조 4000억원의 '회계오류(?)'가 있었다며 재무제표 재작성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회사 측은 2013년 영업손익을 4409억원 흑자에서 7784억원 적자로, 2014년 영업손익도 4711억원 흑자에서 7429억원 적자로 바꿔 재공시했다.
조선 빅3 중 상대적으로 좋은 기업이라고 믿고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에게 졸지에 '2년 연속 흑자에서 2년 연속 적자로' 바뀐 기업의 주식을 안겨준 셈이다.
여기서 엔론 사태 당시로 되돌아 가보자. 엔론은 당시 업종을 가스 운송업에서 에너지 거래업으로 바꾸고, 인수 합병(M&A)을 통해 성장했다.
그 과정에 성과보상이라는 '당근'과 시가평가회계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이익을 당겨 자신들의 실적으로 삼는 시가평가 회계를 통해 실적을 부풀렸다. 또 그 부풀려진 실적을 토대로 경영진들과 트레이더들은 수천억원대의 성과 보상금을 받아갔다.(참조 문헌, 최종학 저, 숫자로 경영하라2)
2000년말 기준으로 엔론 자산이 실제가치보다 30~40% 부풀려진 금액이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로 엔론의 영업현금흐름(실제 들어오는 현금)과 영업이익(미실현 이익)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발생했다. 10년도 안돼 트레이딩 부서와 신사업 부서가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모두 분식회계로 감춰졌다.
내부고발로 분식회계가 탄로 나자 엔론은 곧 파산했다. CEO인 제프 스킬링은 증권사기죄로 24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케네스 레이 회장은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형 선고 직전에 사망했고, 스킬링의 최측근인 클리프 백스터는 재판 직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CFO인 앤드류 파스토위는 죄를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분식회계를 통해 부풀린 이익에 대해 받았던 성과급도 대부분 몰수당했다.
엔론을 감사했던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은 결국 해체됐고, JP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메릴린치 등은 소송에 대한 피해보상금과 정부에 지불하는 벌금 등을 합쳐 8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지불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회계오류'의 이유로 △총 공사예정원가에 대한 추정 오류(비용 오류), △계약금액 증액에 대한 추정오류, △장기매출채권의 회수가능액 추정오류(이익의 오류)를 들었다.
쉽게 얘기하면 들어올 이익은 더 많이 계산됐고, 털어내야 할 비용은 적게 계산하는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회계 전문가들은 엔론이 저질렀던 오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