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반발 지속…정부 상반기 중 철근 생산 감축안 로드맵 제시

국내 철강업계가 생산량 감축에 돌입하면서 노동조합과의 이견을 해소하는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38,950원 ▲4,100 +11.76%) 인천공장 철근 생산설비 일부 폐쇄를 두고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 소속 소형압연 공정 일부 조합원들은 이날 생산라인 현장으로 출근하는 등 쟁의 행위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1일 현대제철은 소형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90톤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예고했다. 인천공장 소형 압연 공장의 생산능력은 약 80만~90만톤으로 인천공장 전체 철근 생산능력(약 160만톤)의 절반 수준이다.
그간 노조는 사측이 공장 폐쇄를 일방 통보했다고 주장해왔다. 고용 안정 대책과 폐쇄에 상응하는 신규 사업 투자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에 회사는 노조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폐쇄를 발표하기는 했으나 노조와 협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철근 생산량 1위 기업인 현대제철이 사실상 처음 설비 감축을 진행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잇따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노사 모두 만족하는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만큼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황 부진과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 갈등까지 발목을 잡는다면 철강 기업이 처한 어려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철근 수요 급감에 따라 기업들의 설비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근 총수요는 2021년 1100만톤에서 지난해 690만톤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생산능력은 1250만톤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달 19일 경북 포항1공장의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을 철근 전용 설비로 전환하고 봉강 생산라인도 충남 당진제철소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포항2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생산량 2위인 동국제강(9,060원 ▲370 +4.26%)은 2024년 여름 인천공장을 야간에만 가동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연간생산량(연산) 220만톤 규모 2개 라인 생산을 열흘간 중단했다. 현재는 일부 라인만 돌리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100만톤 정도 줄였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철강업계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설비 철거 등 폐쇄·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함께 고용 유지에 따른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나머지 중견·중소 제강사들의 자율 감산 참여를 유도할 유인책도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정부는 철근 설비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11월 철강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철근을 설비 규모 중점 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올 상반기 내 철근 사업 재편·감축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중소업체들의 경우 해외 판로 개척이나 포트폴리오 전환도 쉽지 않아 수익성을 포기하고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설비 감축안을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