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물류 자회사 등 대형 화주와 국적 선사들이 참여하는 '컨테이너선 상생협의체(가칭)' 구성 논의가 본격화된다. 국내 수출입 물량의 국적선 이용 비중을 높여 대형 화주와 어려움에 처한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이 '상생'하기 위한 것이다.
☞ 본지 6월1일자 1면 톱기사 "[단독]정부, 해운-조선 상생 밑그림 그린다" 참조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선주협회와 국내 대형 화주들은 이날 오후 '화주-선사' 상생을 위한 첫 회의를 열어 '상생협의체'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선주협회가 주관한 이날 회의에는 국내 대기업 물류 자회사인 삼성SDS(삼성그룹) 현대글로비스(현대차그룹) 범한판토스(LG그룹) 한익스프레스(한화그룹) 등 대형 포워드(3자 물류)를 포함한 대형 화주 7곳과 협회 산하 정기선사협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옵저버' 자격으로 참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 첫 회의에선 화주들과 선사들이 상생 협력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국적선사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화주-선사' 간 협의가 상대적으로 잘 되는 벌크선과 달리 컨테이너 쪽은 그렇지 못해 새로운 상생 채널을 만들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국내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도 국적 선사 이용 비율을 높이겠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는 이날 첫 회동을 시작으로 대형 포워드 10여곳과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적 컨테이너 선사들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구성을 본격 논의하기로 했다.
해운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일 정부가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안의 일환으로 '원양 해운사 중장기 발전방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화주-선사'간 협의체를 활용해 기존 장기운송 계약을 연장하고 신규계약 유치 등을 통해 해운사의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벌크선의 경우 철강 및 에너지(LNG 등) 분야 국적 선사 이용비율이 70~80%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의 컨테이너선 국적 선사 이용 비중은 20%에 못 미친다. 자국선사 이용 비중이 62%에 달하는 일본과 뚜렷이 대비된다.
특히한진해운과현대상선은 채권단 자율협약 개시 이후 '법정관리'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외 대형 화주가 이탈해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용선료 협상 타결 전인 지난 2~4월 사이 적지 않은 해외 대형화주가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도 유동성 위기 탓에 지난달부터 대형 화주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형 화주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국내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이 해외 고객들의 요구로 국적 선사 물량을 빼로 해외 선사에 맡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벌크 화주와 달리 국내 컨테이너 화주들은 장기운송계약을 맺는 걸 꺼리고 국적 선사보다는 가격이 싼 해외 선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며 "국적 해운사에 '저가 운임' 등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해운업계는 국적 선사들의 애로 사항을 대형 화주들에게 전달했으며 개선점을 찾기로 인식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