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인맥 찾기'에 나선 각 기업들이 접점을 포착하지 못하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재계는 트럼프 캠프 참여 인사들까지 관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각 대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당사자와 주변인들과 인연을 맺은 인물을 수소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기업 우선주의, 보호무역 등을 강조함에 따라 대처 방안을 마련할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본 이는커녕, 캠프 관계자와의 접점 조차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두차례 대우그룹의 초청으로 방한한 바 있지만 대우그룹은 현재 해체된 상태다. 방한 당시 만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제외하고는 트럼프와 독대해본 기업인을 찾기 힘들다.
옛 대우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1997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 트럼프그룹과 함께 '트럼프월드타워'를 준공하고, 국내에도 '트럼프월드'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은 게 유일한 접점일 것"이라며 "트럼프 방한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에도 들렀지만 사업을 논하기보다는 현장을 둘러보는 정도에 그쳤다"고 전했다.
재계에서 파악한 트럼프 캠프와의 접점은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으로 모아진다. 퓰너 전 이사장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 외교안보 자문단에 몸 담았다.
퓰너 전 이사장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총 100여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하며 국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왔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수차례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퓰너 전 이사장과 친분을 맺은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퓰너 이사장이 방한했을 때 독대하며 미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성에 대해 묻고, 한화그룹의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에 관련된 의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석래 효성 회장, 류 진 풍산 회장 등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과 깊은 친분관계를 맺어온 재계 오너들도 트럼프와의 접점은 찾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전통적인 정치인 가문 출신도 아니고, 사업을 한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한 경력도 거의 없어 네트워크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사실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트럼프와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한국 기업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주 전직 대우그룹 임원의 상가 방문차 국내를 찾았으나 주변인들에게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