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회사는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출발할 때라고 믿는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회장으로 승진한 후 처음 맞는 주주총회이자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격으로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다.
◇"50대1 액분, 보다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 주식 보유·배당 혜택 받을 것"=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 회장은 최근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음을 알렸다.
권 회장은 "2017년 매출은 약 240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19% 증가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약 54조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며 "메모리 사업은 서버를 중심으로 주요 응용처의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업계 공정기술 난이도가 높아져 공급증가가 제한됨에 따라 우호적인 수급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업계 최초로 10나노미터급 D램 및 4세대 V낸드 등 첨단 공정기술 확대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량/고성능 서버용 D램 및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개선을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권 회장은 "LCD(액정표시장치)는 업계 수급 개선 속 고부가 비중 확대를 통해 실적이 개선됐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패널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며 "무선사업은 차별화된 플래그십 제품인 S8과 노트8를 통해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TV사업은 퀀텀닷 기술 기반의 QLED TV 출시를 통해 더욱 개선된 화질을 구현했고 생활가전에서도 지속적인 혁신제품 소개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또 미국의 대표적 오디오 전장 전문기업 하만에 대한 인수절차를 완료했다"며 "하만의 전장 사업 혁신 기술에 삼성전자만의 노하우를 접목, 시너지를 창출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주주편지를 통해 앞으로 선진적 기업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해 나감은 물론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시행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그는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조되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지난해 4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했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강화 및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그 내용은 외부에 공시토록 했다는 설명이다.
권 회장은 "지난 한 해 동안 9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완료했는데 자기주식 소각의 결과로 2016년 말 대비 발행주식수는 보통주 약 9%, 우선주 약 12% 감소했다"며 "주식수 감소는 주당 가치 상승으로 연결돼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사는 지난해 1분기부터 연내 균등한 배당금 지급을 위해 분기별 배당을 실시했다"며 "지난해 총 배당은 이번 주주총회 승인을 전제로 연간 총 5조8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이는 전년 대비 약 46%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분기별 배당을 포함한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만2500원, 우선주 4만2550원이다.
이어 "회사는 지난해 10월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발표했는데 새 정책은 많은 주주의견을 반영해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자사주 매입보다는 배당금에 좀 더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액면분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권 회장은 "회사는 최근 실적의 대폭 개선과 주주환원 증대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50대 1의 액면분할을 결의했다"며 "이에 따라 보다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2018년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로 6통의 주주에의 편지 보내와…마지막 다짐은=권 회장이 보낸 이번 주주에의 편지는 매년 3월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가 대표이사의 자격으로 보낸 마지막 '주주레터'다.
권 회장은 2012년 6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주주에의 편지를 보내왔다.
마지막 편지에서 그는 최대실적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도전할 것임을 밝혔다.
권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우리 회사는 지난해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와 도전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가는 한편 중장기 성장 기반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주 중시 경영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견실한 경영 실적 달성이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올 한해도 경영 성과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이번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사의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지만 앞으로도 후배 경영진에게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상훈 삼성전자 전 경영지원실장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즈) 부문장 사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사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