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배터리가 오는 2025년 시장 규모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등에 따르면, 2017년 330억달러(약 37조원)였던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1600억달러(약 182조원)로 불어난다. 2025년 1490억달러(약 169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뛰어넘게 된다.
전기차 출하량은 2018년 470만대(점유율 5%)에서 2025년 2210만대(점유율 21%)로 급증하고, 2030년에는 3700만대(점유율 31%)에 달할 전망이다.
2021~2022년 전기차 시장 개막에 대비해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는 국경을 뛰어넘는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수직적 하청 관계를 뛰어넘은 합작사(JV) 설립은 미국 테슬라-일본 파나소닉, 일본 토요타-중국 CATL, 중국 지리자동차-LG화학 등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배터리가 대규모로 필요하고, 배터리 업체는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따르는 투자금을 완성차와 공동으로 내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배터리 업체는 각형-파우치형-원통형 등 서로 생산방식이 다른 가운데 배터리 표준 선점을 노리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SK-LG 싸우다 승기 놓친다=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와 LG는 지난 6일 충격적인 발표를 접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이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큰 손' 폭스바겐이 스웨덴 노쓰볼트와 JV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에 9억유로(약 1조1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0%, 이사회 자리 1석을 갖게 된다.
폭스바겐-노쓰볼트 JV는 내년부터 독일 잘츠기터에 공장 건설을 시작, 2023년- 2024년 사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16기가와트시(GWh). 게다가 이 JV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안전성이 월등할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도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의 JV 설립 논의 시작점이 노쓰볼트보다 빨랐지만 아직 '논의' 단계다.
SK-LG 소송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 배터리업체로도 가고 있다. 배터리시장은 미국과 중국, EU 등 3대 초대형 시장을 놓고 한중일 3국이 경쟁하는 구조다. 물량에선 중국과 일본이 앞서지만 한국이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삼성SDI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SK와 LG가 주춤하면 그 빈자리는 그대로 중국과 일본의 몫이 되는 셈이다.
노쓰볼트 등 유럽 배터리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4%에 그칠 정도로 점유율이 낮지만 앞으로 폭스바겐, BMW 등 유럽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경우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韓·中·日 의존 탈피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소수의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CEO, 2018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디스 CEO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 벤츠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수급에서 '아시아(한국-중국-일본) 의존도'를 계속 낮추고 있다. 벤츠는 자사 최초의 배터리 공장을 폴란드에 짓고 있다. 폴란드와 독일은 인접해있어 폴란드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독일 벤츠 공장으로 바로 수송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범유럽 배터리셀 생산 컨소시엄' 출범을 예고했다. 독일 경제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을 비롯한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10억유로(약 1조3100억원)의 보조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부 장관은 "독일과 유럽은 경쟁력있고, 혁신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배터리셀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계획은 독일 등 유럽 완성차업체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 배터리 업체들의 능력을 아시아 배터리업체인 CATL·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