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솜 밀어낸 스펀지·브러시…유튜브가 바꾼 풍경

양성희 기자
2019.11.30 06:00

메이크업 브러시, 쉐이딩 일반화…촬영 장비 구매도 '쑥'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뷰티 라운지 '아모레 성수'는 뷰티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메이크업 브러시 등 도구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사진=양성희 기자

대세 채널 유튜브가 소비 트렌드를 바꿨다. 뷰티 유튜버에게 화장을 배운 20대는 전문가 전유물이었던 브러시, 쉐이딩 등을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했다. 아예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도 많아져 촬영용 장비 매출도 부쩍 늘었다.

30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1일~11월25일 고객 구매 데이터 1억건을 기반으로 제품 카테고리별 순위를 매긴 결과 미용소품 카테고리에서 스펀지·브러시 등 메이크업 도구가 화장솜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등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화장솜이 단연 1위였다.

메이크업 도구는 과거엔 메이크업아티스트 등 전문가만 쓰는 소품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뷰티 유튜버를 통해 사용법을 손쉽게 배우면서 일반적인 아이템이 됐다. 미용소품 카테고리 1위는 '리얼테크닉스 미라클 스펀지', 2위는 '필리밀리 촉촉 퍼프', 3위는 '필리밀리 V컷 파운데이션 브러시'였다. 화장솜은 순위권에 없었다.

얼굴 외곽에 음영을 주는 쉐이딩 제품도 필수 아이템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다소 어려운 메이크업의 하나였지만 뷰티 유튜브 채널에 자주 등장한 덕분이다. 컬러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선 '투쿨포스쿨 바이로댕 쉐이딩'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카테고리 구분 없이 올리브영 전체 매출로 따졌을 때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운데이션·BB크림보다 블러셔, 아이라이너·마스카라보다 아이섀도의 매출 신장률이 높게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뷰티 유튜버처럼 화려한 화장도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리따움 '눋눋브러시' 연출컷(왼쪽), 레어카인드 '레디 투 크러쉬 라인' 연출컷./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이에 편집숍과 브랜드숍마다 관련 제품군을 강화하고 나섰다. 올리브영은 메이크업 도구 브랜드 '필리밀리'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좀더 전문적인 브랜드 '필리밀리S'를 론칭했다. '실키 파우더 브러시', '부채꼴 하이라이터 브러시' 등으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도 '눋눋브러시'에서 '앵글드 파운데이션 브러시'를 추가로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혔다.

또 이니스프리는 글리터 등 파티 메이크업에 적합한 제품으로 뷰덕(뷰티 덕후) 공략에 성공했다. '트윙클 글리터 홀로그램'은 온라인몰에서 잦은 품절을 기록하는 인기 제품이다. 트윙클 글리터 라인은 지난해 대비 92%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글리터 색상이 내장된 '무화과 팔레트'는 온라인에 선론칭했을 당시 40분 만에 품절됐다. 이에 또다른 브랜드 '레어카인드'는 연말을 겨냥해 글리터링 메이크업 라인을 선보였다.

아예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촬영장비 매출도 급증했다. 이마트가 올해 하반기(7월1일~11월17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 가전 중에서 영상 촬영기기 및 부속 액세서리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프로 등 액션캠은 16.9%, 마이크와 녹음기, 촬영조명 등을 포함한 카메라 액세서리는 16% 증가했다.

G마켓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한달(10월29일~11월28일) 영상촬영장비 매출은 12% 늘었고 같은기간 링플래시, 오디오 케이블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633%, 810%로 두드러졌다. 촬영용품 지미집, 리그 매출도 각각 63%, 132%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를 보는 사람, 하는 사람이 동시에 많아지면서 시장의 주력 아이템이 바뀌었다"며 "유튜버의 영향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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