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 공백 속에 차기 이사회 의장에 대해 장고에 들어갔다. 차기 이사회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7일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재계 일각에선 사외이사인 박 전 장관이 차기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2016년 사외이사에 선임된 박 장관은 지난 3월 연임했고 지난주 성균관대에서 정년퇴임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 거론과 관련,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선 "(기존 삼성전자 사외이사 역할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직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안규리·박병국 서울대 교수,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도 삼성전자 사외이사이지만 박 전 장관에 비해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박 전 장관이 차기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사내이사인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고동진 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삼성전자는 이사회 독립성 차원에서 지난 3월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키로 했다. 하지만 아직 정관으로 못 박지 않은데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사실상 '비상사태'인 것을 감안하면 김 부회장 등 사내이사 3명의 의장직 수행도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준법경영' 기조 강화 차원에서 삼성전자가 외부인사를 추가로 선임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올 초 박 전 장관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도 적잖은 비판이 있었던 만큼 새로운 인사를 선임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글로벌 기업은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 자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남겨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막판 숙고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23일 "삼성전자가 이사회 운영을 두고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사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