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회오리 속으로 들어갔다. 경영권을 둘러싼 '감정싸움'에다 오너 일가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이 재선임에 실패하면 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한진칼은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해야 한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상장사와 함께 정석기업,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한진칼 지배를 받고 있다. 오너 일가들이 가진 한진칼 주식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주요 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연임 여부가 달려있다.
가장 주목되는 건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다. 오너 일가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8.94%에 이르지만 단일 주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KCGI(17.29%)다
조 회장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역시 KCGI와의 연계를 생각하고 있다. 일단 KCGI는 조 전 부사장과의 관계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 2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조 전 부사장이나 조 회장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접촉한 적이 없다며 "(이번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반도그룹도 관심을 끈다. 반도그룹은 대호개발 등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6.28%를 가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반도그룹이 어느 쪽에 기울어져 있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 일가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 상황으로는 조 회장의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너 일가 지분에 조 회장 우호지분으로 평가받는 델타항공(10%)이 합류하면 지분율이 38.94%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반대 세력인 KCGI 지분은 17.29%에 불과해 단순 계산으로 주총 때 과반 찬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이탈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조 회장 우호 지분은 22.45%로 줄어든다.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는다고 가정하면 그 지분율 합계는 23.78%에 달한다. KCGI가 그간 '땅콩 회항' 사건 비판 및 조 전 부사장이 관심을 둔 한진그룹의 호텔 사업 정리 등을 요구한 만큼 협력 가능성은 낮지만 예단할 수 없다.
이처럼 표 싸움이 경우의 수가 다양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표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당초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사실상 조 회장 편에 섰다는 게 그룹 안팎의 시선이었다. 조 전무를 경영에 복귀시킨 건 역시 조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에 미리 대비한 측면이라는 분석이다.
이 고문은 경영권 분쟁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전 부사장 편에 서면 조 회장도 경영권 방어를 안심할 수 없다. 조 전 부사장이 이 고문과 조 전무와 힘을 합하면 조 회장 연임을 저지는 할 수도 있다.
물론 3명의 힘만으로는 회장 추대는 어렵기 때문에 얻을 것이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남매가 그룹 계열분리를 통해 타협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고문이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목소리다.
재계 관계자는 "가능한 시나리오가 너무 많아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면서 "외부 세력 포섭, 오너 일가 간 합의 등 주총 전까지 경영권을 두고 여러 이슈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