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어 폭스바겐도 배터리 독립선언…현대차 가세할까

주명호 기자
2021.03.22 21:29

[MT리포트]달아오른 전기차, 완성차의 역습④

[편집자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폭스바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력투구에 나서면서다. 테슬라 등 전기차 전문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자체 생산을 검토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폭스바겐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생산해온 파우치형 배터리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가 주력 생산하는 각형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17일 서울 용산구 폭스바겐 한남전시장. 2021.3.17/뉴스1

"2030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본격 양산하겠다."

지난해 12월 열린 현대자동차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장)은 향후 전기차 사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자체 생산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배터리 내재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배터리업계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체 생산 선언이 '깜짝 폭탄'으로 다가왔지만 자동차업계는 시기의 문제였을 뿐 충분히 예상 가능한 행보로 여긴다.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자체 기술력 뿐만 아니라 배터리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9월 '배터리 데이'를 통해 기존 대비 '반 값' 수준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그 핵심은 배터리 제조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배터리데이에서 "향후 18개월에서 3년 안에 이 비용의 56%를 절감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실현 가능성을 떠나 다른 완성차업체도 더 이상 기존 '배터리 외주 체제'를 벗어날 준비를 해야한다는 신호로 인식됐다.

현대차 역시 이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를 점진적으로 준비해온 상태다. 전기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을 병행해왔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남양연구소 내 전기차용 배터리 R&D 조직을 선행기술과, 생산기술, 배터리기술 3개 부문으로 세분화한 것도 그 일환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련 조직 및 인력 확대는 수 년 전부터 지속해온 것"이라며 "당장의 위기감으로 갑자기 강화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런만큼 향후 관건은 배터리 기술력 확보 시점 및 자체 생산능력 구축 여부다. 기술력의 경우 당장은 완성차들이 배터리업계의 수준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SK, LG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업체들 역시 현재의 기술력까지 올라서는데 최소 20년에서 30년에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다만 완성차업체가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게 될 경우 그만큼 배터리 원가비용 구조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의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진 못하더라도 공급량 조절을 통한 비용 방어가 가능해질 수 있다"며 "배터리사로서는 공급 비중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가격을 낮춰야 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생산시설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폭스바겐의 파장이 컸던 것도 위탁 생산이 스웨덴 배터리제조업체 노스볼트를 통한 자체 생산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다. 지난 2019년 노스볼트의 지분 20%를 인수한 폭스바겐은 향후 추가 지분 투자를 통해 자회사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연구개발이 자체 생산과 100%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전기차 양산에 맞춰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언제 갖추느냐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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