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소운송 난제 풀었다…일진하이솔루스 완주공장 가보니

완주(전북)=오문영 기자
2021.07.12 06:30
지난 8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일진하이솔루스 공장에서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 출시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사진제공=일진하이솔루스

지난 8일 오후 전북 완주군 봉동읍 일진하이솔루스 공장은 고객사와 관련 업계 종사자 등 30여명의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이따금씩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행사장의 열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공장 부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트레일러 한 대 때문이었다.

수소생태계 구축 '난제' 풀었다…한번에 500kg '안전 운송'
일진하이솔루스가 지난 8일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출시했다.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가 같은날 전북 완주군 봉동읍 일진하이솔루스 공장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진하이솔루스

이날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는 이 트레일러를 직접 소개했다. 안 대표는 "연구진의 노고와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450바(bar)의 고압 튜브트레일러를 출시할 수 있었다"며 "이송과 저장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해 경쟁력 있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소 저장 솔루션 분야의 기술 초격자를 유지하겠다"며 "글로벌 톱티어 지위를 공고히 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진하이솔루스가 선보인 것은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다. 이 제품은 수소경제 구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는 수소 저장과 운반의 안전성, 비용 등 3마리 토끼를 한번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수소를 생산지에서 압축 저장해 수소 충전소로 운송·공급하는 장비다. 현재 국내에서는 금속제 탱크를 장착한 타입1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사용한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이 제품보다 무게가 14톤 덜 나가는 26톤에 그친다. 차량 길이도 10m로 타입1 제품보다 6m 짧다.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가 타입4 수소연료탱크의 제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 주황색 수소연료탱크가 수소차 넥쏘에 탑재된다./사진제공=일진하이솔루스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 설계에 참여했던 유계형 일진하이솔루스 용기설계팀장은 "도심 속에 수소 충전소를 짓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회전반경과 중량 문제"라며 "신제품은 이런 제한을 회피하면서 도심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저장 압력을 450바로 높여 수소 공급량을 500㎏으로 끌어올렸다는 데 주목한다. 지난해 이후 지어진 신규 수소 충전소는 하루 평균 500㎏의 수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한번에 350㎏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기존 타입1 트레일러로는 2대를 운영해야 하지만 타입4로는 1대면 충분하다.

트레일러의 저장 압력을 높이면서 충전소에서 차량에 수소를 충전하는 데 필요한 재압축 공정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수소 충전소에서는 200바 압력으로 압축된 타입1 탱크의 수소를 450바로 한차례 압축한 뒤 다시 700바로 압축해 수소전기차에 공급한다. 하지만 450바 압력으로 수소를 눌러 담아 운반하는 타입4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활용하면 충전소에서 700바까지 재압축하는 공정을 1번만 거치면 된다.

유 팀장은 "조선업계에서도 관심이 많다"며 "컴프레서나 디스펜서 모듈을 달아 트레일러를 이동식 충전소로 쓰는 사업 모델도 검토 중"이라 말했다.

"2개는 일부러 터뜨린다" 수소 저장하면 일진을 찾는 이유

타입4 수소연료탱크는 2개로 나뉘어진 고강도 플라스틱 라이너(고압의 기체를 저장하는 용기)와 노즐 부품을 조립한 뒤 탄소섬유를 정교한 패턴으로 감아 완성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일진하이솔루스가 자체 설계한 설비로 여러 대의 탱크에 탄소섬유를 감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에고치처럼 탄소섬유를 일정한 패턴으로 계속 감아 내구성을 확보하는 원리다. 김영주 공장장은 "2시간에서 2시간30분 정도 이 과정을 반복한다"며 "수만회를 감는다"고 설명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타입4 수소 탱크. 비금속 라이너에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일정한 패턴으로 감아서 700바의 높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다. /사진제공=일진하이솔루스

각종 테스트 공정에서 일진하이솔루스가 업계의 신뢰를 얻어낸 비결도 엿볼 수 있었다. 공장 한편에 마련된 내압 시험장에서는 가용압력의 1.5배로 탱크를 눌러 변형 여부를 점검하고 있었다. 기밀시험에서는 자체 설정한 최대 압력과 최소 압력을 가하면서 가스노출량을 살폈다.

일진하이솔루스 관계자는 "설비 하나에서 200개의 수소 탱크를 생산하는데 이 중 2개는 고의로 터뜨려서 안정성 한계를 점검한다"며 "적잖은 비용 손실이지만 이런한 노력이 업계에서 일진을 가장 먼저 찾는 이유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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