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잇단 무리수에 주주와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다. 올해 임금인상률이 너무 낮다는 노조의 주장을 두고 현실에 맞지 않는 인식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노조가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논리'에 빠져 과도한 요구를 내세운다는 목소리가 높다.
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주 노사협의회에서 9%로 결정된 올해 임금인상률(기본인상률 5%, 성과인상률 4%)을 두고 노조가 너무 낮다며 집단 행동에 나선 데 대한 비판이 잇따르는 모양새다. 노조는 지난 2일 삼성전자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고 다음날인 3일에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핵심은 노조의 주장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실질 연봉이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1억4000만원이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것이다. 노조는 임직원 평균 급여를 두고 고액 연봉의 임원이 포함된 '평균의 함정'이라 주장하지만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의 평균 급여만 추려내도 1억3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대다수 직원의 임금인상률이 기본인상률 5% 수준에 그칠 것이란 노조의 주장을 두고도 수긍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본인상률만 적용받더라도 기본급에 연계되는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실제 인상률은 두자릿수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노사협의회가 협의한 평균 인상률은 7.5%였지만 성과급 등을 반영하면 연봉 상승률이 두자릿수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 임금인상률 9%를 반영하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센티브까지 포함한 실제 연봉은 1억60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 600만명을 넘어선 삼성전자 주주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IT·게임·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임금인상 경쟁에 삼성전자마저 휩쓸리면서 미래 경쟁력 훼손 우려가 커졌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삼성전자 한 주주는 "다른 IT기업에 비해 연봉이나 인상률이 낮다고 하지만 고졸 직원이나 생산직 등 직군이 다양한 점을 고려하면 평균 연봉이 오히려 높은 수준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주주는 "최근의 영업이익 성과를 뜯어보면 업황 영향이 커 보이는데 단순하게 실적을 이유로 한번 인상하면 되돌리기 힘든 임금을 대폭 올려달라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노조가 지난해 주장했던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자사주 지급 △코로나 격려금 지급 등의 요구 조건을 더이상 언급하지 않은 채 △투명한 급여 체계 도입 △휴식권 보장을 내세우는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가 노사협의회의 임금 협의를 문제 삼는 것을 두고도 노조의 무리한 주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노사협의회는 사측을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협의 기구다. 현행법상 임직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을 경우 노조의 대표자와 노조가 위촉하는 사람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맡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 가입률이 5% 수준으로 과반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표성이 더 높은 노사협의회에서 협의가 이뤄지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부 행정해석도 노사협의회 협의가 정상적이라는 쪽으로 기운다. 노동부는 비노조원의 근로조건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등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단체협상 체결 전에 비노조원 임금인상률을 결정해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본다. 노동부는 또 유권해석을 통해 소수 노조가 존재하는 경우과 관련, "조합원의 근로조건은 비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근로자 보호 차원에서 위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