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못 펴던 경·소형차, 고유가 타고 '쌩쌩'

기 못 펴던 경·소형차, 고유가 타고 '쌩쌩'

강주헌 기자
2026.05.13 04:00

올 1~4월 신차등록 2만8417대… 전년 동기 대비 12.8%↑
취등록세 감면·통행료 할인 등 혜택… 낮은 유지비 '각광'

국내 신차등록 경차·소형차 현황 /그래픽=김현정
국내 신차등록 경차·소형차 현황 /그래픽=김현정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경차·소형차 등 이른바 '작은 차'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경제성과 실용성을 앞세운 차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경차 신차등록 대수는 2만84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전체 시장에서 경차가 차지한 비중은 같은 기간 5.1%에서 5.6%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소형차 역시 올해 4월까지 누적 5만7416대로 3.9% 늘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한 비중도 11.2%를 기록했다.

4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경차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달 경차등록은 82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7% 늘었다. 모델별로는 경형 해치백 기아 '모닝'이 3175대로 같은 기간 186.3% 급증했다. 경형 RV(레저용차량) '레이'도 4634대로 3.2% 늘어나 경차수요를 뒷받침했다. 소형차급에서는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기아 'EV3'이 4333대로 27.9% 증가하며 소형 전기차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경차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판매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누적판매량은 7만4239대로 전년(9만9211대) 대비 24.1% 감소했다. 경차판매가 7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20년 내 처음이다. 2012년 21만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에는 9만8781대로 처음 10만대 아래로 내려갔다. 완성차업체들이 SUV, 대형급 등 고수익·인기 차종생산에 집중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모닝·레이·레이EV 등으로 라인업이 축소된 상황이다.

최근 경차·소형차 등록이 늘어난 배경에는 무엇보다 장기화한 경기둔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있다. 차량가격뿐 아니라 취등록세 감면과 통행료·주차비 할인 등 경차만의 세제혜택이 부각되면서 실질적 유지비를 줄이려는 합리적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경차와 소형차들이 과거와 달리 첨단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를 대거 탑재하며 상품성을 높인 점도 구매전환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던 해치백 모델도 모닝 판매호조와 중국차 판매확대로 비중이 커졌다. 지난달 해치백 등록대수는 5293대로 전년 동월(2260대) 대비 134.2% 증가했다. 특히 BYD 돌핀이 지난달 800대 판매를 기록해 수입 승용차 모델별 순위 5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라 소비자들이 초기 구입비와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소형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실속형 전기차 라인업까지 강화되고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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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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