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잘 있었어요?" 8년간 장애인 눈 돼주고 돌아온 친구들

한지연 기자
2022.09.20 11:30
퍼피워킹(안내견 분양 전 사회화 과정)을 앞둔 예비 안내견/사진=삼성전자

첫 발을 내딛는 안내견들, 안내견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새로운 가족을 만나거나 옛 가족들을 재회한 은퇴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20일 용인에서 안내견 분양·은퇴식을 열었다. 코로나19(COVID-19)이후 3년만의 행사다.

△퍼피워커(안내견 분양 전 사회화를 돕는 봉사자)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과 함께 해온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함께 내일로 걷다,'다. "안내견 사업이 삼성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진행돼 왔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해 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마지막 '쉼표(,)'는 이날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의미한다.

이날 행사엔 안내견의 첫번째 가족(퍼피워커), 두번째 가족(시각장애인 파트너), 세번째 가족(은퇴견 입양가정)이 모두 함께 했다.

퍼피워커 자원 봉사자들은 안내견 후보 자격인 생후 8주의 안내견을 1년여동안 돌보며 사회훈련을 담당해왔다. 자신이 키운 강아지가 어엿한 안내견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일부 퍼피워커 가족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8마리는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새롭게 만났다.

6~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은퇴견 6마리 중 3마리는 퍼피워킹 가족과 재회해 감동을 더했다.

안내견 보행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3년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개교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밝히며 그 일환으로 사회 공헌을 꼽았고, 안내견 양성 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설립됐다. 세계안내견협회(IGDF)의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한 전문기관이다.

삼성화재안내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무상 분양하고 있다. 개교 29년인 2022년 기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70여마리가 현직 안내견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내견학교는 안내견 훈련과 함께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안내견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안내견학교에서만 약 한 달 동안 24시간 일대일 안내견 파트너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첫 2주는 안내견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거주지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한다.

삼성은 "안내견 분양 교육이 완료된 이후에도 소속 훈련사들을 통해 안내견이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안내견 한 마리를 위해선 훈련기간 2년과 안내견 활동 7~8년을 합쳐 총 10여년의 지원기간이 필요하다. 양성과 사후 관리를 위해 한 마리당 약 1억원이 든다.

보행 연습 중인 훈련견/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의 자원봉사자들도 노력을 함께 해왔다. 안내견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선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자원봉사자, 정부·지자체, 안내견학교 4곳의 조화가 필수다.

강아지들은 퍼피워커와 활동하며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사람과 사는 즐거움을 배운다. 1가정에서 시작한 '퍼피워킹' 가정이 약 1000여 가정까지 늘었다. 삼성은 "현재 퍼피워킹을 하고자 신청한 대기 가정이 110여 가정"이라며 "약 2년 간 대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시간과 애정을 쏟겠다는 자원봉사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한 안내견을 입양하는 자원봉사 가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자원봉사자다. 은퇴견 입양 가정은 엄마견·아빠견을 돌보는 번식견 가정과 더불어 누계로 각각 600여 가정과 200여 가정까지 늘었다.

퍼피워킹 가정, 은퇴견 입양 가정, 번식견 가정을 모두 합치면 1800여 가정에 이른다. 안내견학교 견사 자원봉사자 수도 300여명이다.

이와 삼성은 안내견 사업 정착을 위해 국회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가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 현행 체계를 갖추는 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삼성은 안내견 양성을 넘어 안내견 문화 정착을 위해 각종 캠페인도 지속해왔다. 2002년 월드컵에선 시각장애인 10명과 안내견을 초청했고, 삼성전자가 단독 후원한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봉송에 3명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내년이면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는다. 삼성은 앞으로도 안내견 양성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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