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열풍 끝났다?… 판도 바뀌는 버티컬AI의 시대

박새롬 기자
2024.10.24 16:46

지난여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 주가가 크게 흔들리면서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회의론이 제기됐다. 챗GPT 등 AI 서비스들이 보여준 능력은 충격적이었지만, 일상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거대언어모델(LLM)은 놀라운 범용성에 비해 인간의 역량을 뛰어넘는 깊이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깊이를 채우는 것이 바로 버티컬AI다. AI 열풍이 잦아들면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버티컬AI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기존 범용 LLM과 달리,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AI는 맞춤형 솔루션으로 각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의료, 법률, 금융, 콘텐츠 등 심층 데이터가 필요한 분야에서 버티컬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버티컬AI는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소형언어모델(sLLM)을 기반으로 산업 고유의 데이터와 지식을 학습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해당 산업에서 더욱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

버티컬AI가 가장 먼저 활성화된 분야는 챗봇이다. 이 분야의 대표주자인 센드버드는 올해 초 코딩 없이 AI 챗봇을 도입할 수 있는 노코딩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8000여 개 사이트에서 사용 중이며, 대표 고객사인 롯데월드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예매 서비스에 센드버드의 AI 챗봇이 적용돼 있다.

법률 분야 역시 AI 도입이 가속화되는 영역이다. CJ제일제당과 SK텔레콤과 같은 대기업에서 활용 중인 스타트업 BHSN의 올인원 AI 비즈니스 솔루션 '앨리비'(allibee)는 수백만 건의 법률 데이터를 학습해 계약서 검토 및 법적 문제 검출을 자동으로 처리하며, 기업의 법률 리스크 관리를 지원한다.

콘텐츠와 미디어 산업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CJ E&M은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AI로 구현한 가상의 자작나무 숲을 배경으로 촬영해 해외 로케이션 촬영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했다. 프리윌루전의 '원 모어 펌킨'은 AI를 통해 단 5일 만에 모든 장면과 사운드를 제작한 혁신적인 단편영화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스웬AI(Swen AI)'가 관심받고 있다. AI 솔루션 전문기업 파노믹스(Panomix)가 개발한 스웬AI는 언론사를 위한 AI 어시스턴트다. 국내외 통신사, 외신,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기사 아이템을 수집하고 머신러닝으로 점수를 부여해 양질의 뉴스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사를 작성한다. 정교한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엄격한 규칙으로 할루시네이션을 완벽히 차단해 언론사에 적합한 신뢰도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미 국내 주요 매체가 기사 발행에 활용하면서 그 성능이 입증됐다. 파노믹스는 이외에도 SNS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소셜AI'와 고객 응대는 물론 공장의 공정 관리 등에도 활용되는 AI챗봇 등의 기업용 버티컬 AI솔루션을 선보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버티컬 AI로의 변화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버티컬AI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분야의 투자 규모는 약 32억달러로, 전체 AI 시장의 10.2%를 차지하고 있다. NIA는 버티컬 AI가 각 산업의 특화된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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