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배 증류주 '피어펙트', 한국 전통주 최초 '몽드셀렉션' 1위

이두리 기자
2025.06.17 17:13
이동헌 랩투보틀 대표(사진 가운데)가 벨기에 '2025 몽드셀렉션'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랩투보틀

충남 천안 성환배로 만든 전통주 '피어펙트'가 '2025 몽드셀렉션'에서 대상(그랜드골드)과 심사위원상을 동시에 받으며 한국 전통주 역사상 첫 1위 기록을 세웠다. 랩투보틀(대표 이동헌)의 작품이다.

196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창립된 몽드셀렉션은 전문 평가단이 맛과 향, 식감, 패키지 등 25가지 이상의 기준으로 상품을 평가하는 세계적 권위의 품평회로 알려졌다.

피어펙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를 원료로 하는 증류주다. 천안 성환배를 지역에서 직접 착즙, 발효, 숙성해 제조한다.

랩투보틀 관계자는 "피어펙트는 풍부한 과일향, 꽃향, 견과류향, 오크나무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배향이 깊고 길게 퍼져나간다"며 "이 같은 점에서 주류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몽드셀렉션의 한 심사위원은 "피어펙트는 깨끗한 입맛, 균형 잡힌 구조, 명확한 지역적 정체성을 갖췄다"며 "과일 기반 주류 제품에 대한 현대적이고 섬세한 느낌을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랩투보틀이 2022년 창업해 선보인 피어펙트의 세계 무대 데뷔는 화려했다. 2024년 출시 직후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인 영국 IWSC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이후 싱가포르 SWSC에서도 은상을 받으며 국내 주류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주류 분야를 넘어 디자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5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품질과 디자인 모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 박사 출신 이동헌 대표와 양조 명인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랩투보틀의 기술력이 피어펙트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제품명 '피어펙트(Pearfect)'에는 천안의 배(Pear)로 완벽한(Perfect) 술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특히 랩투보틀이 자체 개발한 액티브에이징 기술이 차별화 포인트다. 기존 오크통에 증류주를 넣고 기다리는 단순한 숙성 방식이 아니라 숙성 시간을 단축하고 가속화하는 독창적인 기술이다.

이동헌 대표는 "한국의 대표 과일인 배로 만든 증류주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게 돼 의미가 크다"며 "K술의 세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술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류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통주가 세계 주류 품평회는 물론 국제 식품 품질 평가 인증기관에서 최고상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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