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늪' 재무부담 커진 LG화학…LG엔솔 지분 매각해 2조원 확보

김지현 기자
2025.10.01 17:08

(종합)주가수익스와프 계약 예정…차입금 상환에 자금활용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뉴스1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매각으로 약 2조원을 조달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와 순차입금 급증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마련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신사업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LG화학은 1일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PRS(주가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PRS 계약의 기초자산은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575만주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기준금액은 전일(9월 30일) 종가인 주당 34만7500원이 적용됐다. 주식 처분에 따른 매각 대금은 다음달 3일에 수취할 예정이다.

PRS는 기업이 자회사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계약으로, 계약 기간 동안 증권사 등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가 변동분에 따른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주식 매각이 완료되면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은 약 2.5%가 감소한 79.4%가 된다.

LG화학의 이번 결정은 장기간 지속된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부진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중국의 내수 위축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화학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영업이익은 63.8%가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석유화학 부문에서 1분기 영업손실 565억원, 2분기 9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LG화학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1분기 15조3890억원에서 올해 2분기 23조4130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자본 대비 순차입비율은 35.6%에서 52.5%까지 치솟았다.

이에 LG화학은 올해 들어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수처리사업부 및 에스테틱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대규모 PRS 발행은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과잉설비 해소 등이 없이는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내를 포함한 주요국들은 석유화학 부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첨단소재, 바이오,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친환경 소재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확보한 자금을 첨단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에 투입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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