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제항공 탄소감축, K-SAF 모델을 기대하며

박종흠 한국항공협회 회장직무대행
2025.10.14 04:13
박종흠 한국항공협회 회장직무대행

기후 위기가 더욱 체감되는 여름이었다. 지난달 4일 기상청에서는 올 여름철(6∼8월) 기후 특성을 '짧은 장마철과 이른 더위 시작, 무더위와 집중호우 반복'이라고 분석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은 25.7도로 역대 최고였고 강수는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고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도 폭염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폭염은 새로운 기후 현실이며 앞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제항공질서를 총괄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ICAO는 2016년 총회에서 국제항공 탄소상쇄 및 감축제도(CORSIA)를 2027년부터 의무화하기로 의결했고 2023년에는 핵심 감축 수단인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사용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 감축'이라는 전 세계 공동의 목표도 제시했다.

한국도 SAF 활성화를 위해 일부 노선 시범 운항, '국제항공탄소배출관리법' 제정과 SAF 확산 전략 발표 등 정부를 구심점으로 착실히 준비해왔고 지난달 19일에는 'SAF 혼합 의무제도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2027년 1%로 시작해 2035년 7∼10% 등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SAF 혼합 의무비율이 제시됐다. 정유와 항공업계에 각각 공급과 급유 의무를 부여해 국내 SAF 인프라를 조화롭게 활성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무엇보다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SAF 초과 사용 시 △국제항공 운수권 인센티브 확대 △세액공제 지속 지원 △주원료에 대한 경제 안보 품목 지정 추진 등이 병행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SAF 생산과 사용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한국항공협회를 비롯해 민관학연이 총망라된 협의체 기구인 'SAF 얼라이언스'도 가동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해관계 조정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동맹'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라 전망된다.

모든 분야에서 비슷하겠지만 새로운 정책 수립 시에 정부는 촘촘한 규제를, 민간은 전폭적인 지원을 더 원한다. SAF 로드맵 또한 규제와 지원을 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로드맵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듯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그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 90%가 기후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인식하는 만큼 지금은 모두가 탄소 감축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수십 년 늦은 1948년 10월 30일에 첫 민간 항공기를 띄웠지만 항공선진국들을 모델 삼아 민관학연 모두가 함께 노력해 세계 8위권의 항공 강국으로 도약했다. SAF 또한 이번 로드맵으로 국제항공 무대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기에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 K-SAF 모델이 전 세계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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