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로 향하는 관문인 인천–애틀랜타(ATL) 노선 여객수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며 전체 미주 노선 평균 감소율을 크게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00명 구금 사태'가 항공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일자별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인천–애틀랜타 노선 여객 수는 4만3087명으로 전년 동기(4만8022명) 대비 1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발 전체 미국행 여객 수가 51만5004명으로 3.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애틀랜타 노선의 감소 폭이 세 배 이상 크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조지아주 전역으로 이동하기 위한 유일한 직항 허브 공항이다. 현대차·기아·LG에너지솔루션·현대모비스·SK온 등 한국 주요 제조업체의 공장이 밀집한 조지아 남부 지역(서배너·엘라벨 등)으로 출장 가는 인력들은 대부분 애틀랜타를 경유해야 한다. 이 노선은 전체 탑승객 중 70% 이상이 산업·출장 목적인 상용 수요로 추정된다.
업계는 이번 여객 감소가 지난달 초 조지아주 엘라벨 인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구금 사건으로 대미(對美) 출장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구금 이후 미국 입국 비자 심사 강화와 현지 체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잇달아 출장 일정을 줄이거나 연기했다.
애틀랜타뿐 아니라 상용 수요가 높은 다른 노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실리콘밸리 비즈니스 허브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SFO) 노선의 여객 수도 6만1666명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네이버·카카오 등 한국 IT 기업의 현지 협력 미팅, 투자·기술 파트너 출장으로 구성된 상용 비중이 높은 구간이다.
로스앤젤레스(LAX) 노선도 전년 대비 14.2%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LAX 노선은 교민 방문과 관광 수요가 많지만 비자 문제로 인한 입국 불안감과 출장 취소, 여행심리 위축이 겹치며 여객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주 전역에서 여행·출장 수요가 동시에 둔화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자 문제로 기업들이 출장을 조심스러워하다 보니 미국행 여객수가 감소했다"며 "구금 사태 이후 출장 수요를 포함한 전반적인 여행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 여객수 정상화를 위해선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