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뚝심, 이제는 중동으로…사우디서 새 성장지도 그린다

임찬영 기자
2025.10.28 10:36
정의선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사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박원균 HMMME 법인장(오른쪽에서 두번째)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이자 산업구조 대전환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방문해 그룹의 현지 성장전략과 미래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미국발 관세 강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동을 새로운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삼아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7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사우디 총리인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자동차산업, 스마트시티, 미래 에너지 등 다방면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와의 단독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는 기존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해 왔다. 특히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강화를 위해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 유치에 힘을 쏟아왔다. 중장기적으로 중동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자동차 허브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도 사우디를 중동 진출의 기회로 삼고 현대차 생산공장 HMMME(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 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를 건설해 왔다. 사우디를 거점 삼아 중동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으려는 의도다. HMMME가 완공되면 북미·유럽·아시아에 이어 중동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산업 수요와 고객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설비를 적용한 현지 맞춤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언급처럼 HMMME는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이자 현대차가 사우디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공장이다.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5월 착공해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연간 5만대 규모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한다.

정 회장이 빈 살만 왕세자 면담에 앞서 지난 26일 HMMME 건설현장을 찾은 것도 HMMME의 전략적 중요성을 방증한다. 정 회장은 "사우디 생산 거점 구축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내딛는 새로운 도전의 발걸음"이라며 "고온, 사막 등 이전의 거점과 다른 환경에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모빌리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부문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 역시 "HMMME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에 대한 현대차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라며 "글로벌 중장기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사우디의 비전 2030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해 구축한 브랜드 호감도 상승과 안정적 공급을 기반으로 향후 사우디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9월 총 14만960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연말까지 전년 대비 5.9% 높은 21만여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정 회장은 "사우디 비전 2030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있는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의 기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수소, SMR,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다각적인 사업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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