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의 에너지 집약적 기업들이 에너지전환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규제 외에 투자자·시장 압력과 고객 수요도 기업들이 에너지전환에 나서게 하는 원인이었다. 비용 절감도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전환의 동력으로 꼽았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술기업 ABB의 앤더스 말테센 에너지산업 사업부 아시아 대표는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간담회장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 에너지전환준비 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등 아태지역 12개국의 철강, 석유가스, 운송, 화학정유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 소속 기업 의사결정사 약 4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산출됐다. ABB가 이 지수를 산정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9%는 재생에너지를 이미 도입하고 있다고 답했고, 최우선 과제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경쟁 우위를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41%)'였다. 효율성 증대(39%), 전력망 신뢰성 향상을 위한 에너지 저장 확대(34%)가 최우선 과제란 응답도 나왔다. 반면 현재 에너지 공급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원에서 조달한다고 밝힌 기업은 25%에 그쳤다.
재생에너지원을 보면, 응답자의 4분의 3은 태양광(73%)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수력(55%)과 풍력(51%)이 태양광의 뒤를 이었다. 아울러 45%는 향후 5년간 태양광 사용을 크게 늘릴 거라 답했고, 60%는 태양광 발전이 앞으로 5년간 소속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거라 답했다. 국가 별로도 향후 5년간 친환경 에너지 발전 게임 체인저로 한국을 포함한 12개국 모두가 태양광을 꼽았다. 한국은 2위로 바이오에너지(48%), 풍력(47%)이란 응답이 이어졌다.
에너지전환의 외부적 동인으로는 규제(51%)가 가장 많았지만 투자자와 시장 압력(43%), 고객수요(42%) 등 시장의 원인도 컸다. 내부적 동기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51%), 운영 효율성(47%), 비용절감(47%) 순이었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더 높은 투자수익률(ROI)를 불러올 거란 응답도 72%에 달했다.
전략, 기술과 인프라 확보, 재정, 인력 등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전환 준비도와 관련, 응답자 13%는 자사 준비도를 '높음'으로 평가했고, 평균(47%)이 가장 많았으며, 낮음과 초기가 각각 35%, 5%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환 계획에 대한 리더십 팀간 공감대 수준에 대한 평가를 국가별로 나눠 보면 '높음' 평가는 중국(64%)이 가장 높았고, 호주가 48%, 일본이 45%, 한국은 44%였다.
말테센 대표는 한국과 관련한 결과와 관련,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너지전환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응답자 중 66%가 에너지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기술을 꼽았고 이 중에서도 65%가 AI와 자동화를 답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4~5년 내 에너지전환 투자를 50% 이상 증대하겠다고 한 응답자가 29%라는 건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근거"라며 "석유가스 및 운송 산업 응답자들도 공통적으로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에 시설투자가 중요하다고 꼽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말테센 대표는 여러 친환경 기술이 과도기적으로 경합하는 과정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에너지효율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