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간재 수출입 비중, G7 국가보다 높아…무역분쟁에 취약"

강주헌 기자
2025.11.09 12:00
2024년 기준 중간재 수출 비중(%) 국제비교.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의 중간재 교역 비중이 모든 G7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낮아지면서 수출국 다변화가 이뤄졌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교역 집중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입 집중도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과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7.6%, 50.5%로 집계됐다. 중간재란 가공생산품 중 생산과정에 투입물로 사용하는 재화를 의미한다. 교역 품목은 가공단계에 따라 1차산품, 중간재, 최종재 등으로 분류된다.

중간재 수출 비중이 40%~50%, 수입 비중이 40%대인 G7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이 소재·부품 등을 수입해 반도체·이차전지·석유제품 같은 중간재로 가공 후 수출하는 산업에 특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G7 국가들은 자동차(독일·일본), 항공기(프랑스), 의약품(독일·이탈리아·프랑스) 같은 최종재와 석유(미국·캐나다) 같은 1차산품 수출이 주력이다.

2019년~2024년 최근 5년간 한국의 중간재 수출 국가집중도는 1164포인트에서 1007포인트, 수입 국가집중도는 1149포인트에서 1126포인트로 모두 하락했다. 특히 수출 국가집중도 하락이 크게 나타나 수출국 다변화가 뚜렷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재 수출(수입) 국가집중도란 중간재 수출(수입)이 일부 국가에 어느 정도 집중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국가집중도가 높을수록 특정·소수 국가에 교역이 집중됨을, 국가집중도가 낮을수록 여러 국가와 고르게 교역함을 각각 의미한다.

중간재 수출 국가별 비중은 중국(23.7%), 미국(14.2%) 순이다. 최근 5년간 중국 비중이 28.2%에서 23.7%로 감소했지만 미국 비중은 10.6%에서 14.2%로 늘었다. 대미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면서 현지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를 한국에서 상당 부분 조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해외직접투자는 연평균 7.2% 늘었다. 중간재 수입 국가별 비중은 중국(27.7%), 일본(10.1%), 미국(9.7%) 순이다.

중간재 수출 품목집중도와 수입 품목집중도 모두 상승했다. 품목집중도는 중간재 수출(수입)이 일부 품목에 어느 정도 집중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중간재 수출 품목별 비중은 메모리(D램·HBM 등) 15.6%, 프로세서와 컨트롤러(CPU·AP 등 7.8%, 석유제품(경유·등유 등) 7.5% 등으로 반도체 품목 비중이 높았고 5년 전에 비해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역시 반도체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특히 최종재보다 중간재 교역에 더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른 국가의 핵심 소재·부품 수출 통제나 제3국 간 무역 분쟁 발생 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생산 차질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미국 관세 정책, 보호무역 확산, 미·중 갈등 같은 요인에 따른 수출 감소, 국내 생산 차질 같은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수출시장·수입선 다변화, 기술 역량·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대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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