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실수 반복할 수 없어"… SK '구조재편' 통한 '코어' 변화

최경민 기자
2025.11.09 15:11

(종합) SK그룹 CEO세미나

SK그룹 2025 CEO세미나 주요내용/그래픽=최헌정

"구조 재편을 통해 AI(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비즈니스 코어(Core)를 변화시키자."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주요 경영진 60여명은 지난 6~8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뜻을 모았다.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손꼽힌다.

그룹의 연말 인사와 이듬해 경영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회의에서 '구조 재편'과 '코어 변화'가 거론된 것이다. SK 측은 일단 '조직 개편을 통한 중심 사업 전환'에는 거리를 뒀다. SK 관계자는 "구조 재편은 회사의 내부 시스템·문화 등을 개선하는 것을, 비즈니스 코어 변화는 업무에서 AI 방향성을 항상 중심에 두자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업 개발 부서든, 영업 부서든 간에 항상 AI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하고 상품에 포함시킬 지 등을 염두에 두는 방식으로 회사의 본질 자체를 AI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O/I(운영개선)를 강조했다. 'O/I의 지속 추진→본원적 경쟁력 강화 →AI 시대 주도권 확보'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는 폐회사를 통해 "O/I가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라며 "O/I를 하려면 회사와 사업에 갖춰진 절차를 '잘 만들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O/I를 잘 해야만 그 위에 AI를 더 쌓을 수 있다"며 "SK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설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CEO들은 향후 멤버사별 AI 추진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고 점검하며 그룹 전체의 협업 시너지를 도모하기로 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다.

최 회장은 "회사가 기본적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게 되면 이는 실패를 맞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보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 추진의 '기본'을 주문한 것이다. SK그룹은 2020년 전후 배터리, 신소재, 그린 에너지 등에 투자를 서두르다가 어려움에 직면했었다. 최 회장이 2023년 CEO세미나에서 서든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언급한 후 그룹이 리밸런싱에 돌입했던 이유다.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고려 등이 부족한 가운데 사업을 추진했던 게 발목을 잡았었는데, 이와 비슷한 실수를 하지 말 것을 최 회장이 경영진에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AI는 실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분야라는 점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최 회장은 최근 SK AI 서밋에서 "기업이 AI를 사업에 적용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었다.

SK그룹의 'O/I를 통한 AI 전환' 방향성은 이르면 이달 중 진행될 임원인사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달 현장·실무형 차세대 리더를 대거 발탁한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었다. 임원 인사 역시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한 군살빼기에 힘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SK 관계자는 "O/I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넘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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