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등 '대전환기'를 맞아 한국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민청을 설립하고 우수인재를 가족단위로 영입하거나 살림(Salim: 살리다의 명사형) 공동체 등 참신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민간 싱크탱크인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GK인사이츠: 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 회의실에서 가진 '한국 기업의 글로벌 미래전략' 1차 좌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좌담회에는 고문단인 박정호 전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신미남 전 두산퓨얼셀 사장,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사장,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GK인사이츠 이사인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 자리에서 AI 시대를 뒷받침할 핵심 요소로는 '인재'와 '전력'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신 고문은 "1명의 천재가 10만 명 이상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됐다"며 "의대 쏠림과 해외 유출로 인한 이공계 핵심 인재 고갈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 고문은 이에 대해 "글로벌 인재들을 더 수용하기 위한 이민청을 만들어서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K컬처 덕에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고 유럽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미국과는 달라 (인재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고문은 지방 소멸 해법으로 '가족단위 이민'과 '고급 두뇌 유치'를 강조했다.
AI 대전환과 문화산업 융성을 위한 조언도 나왔다. 전 고문은 "기존 자본주의 모델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에너지와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도시 기능과 문화를 내재화한 소규모 공동체 '살림 유닛'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황 고문은 K-컬처가 '탈(脫)중국' 및 미국·유럽 시장 직접 공략으로 성공했듯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 투 글로벌(Goto Global)'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AI 3대 강국'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AI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어 전력망을 잘 구축할 경우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좌담회 후 오찬자리에서 백 이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국내적으로는 상법 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 등 각종 규제 입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외적으로는 점증하는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기업 경영에 몸담았던 고문님들의 지혜와 경륜이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