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여당이 추진 중인 법정 정년연장에 반대하며 대안으로 '퇴직 후 재고용 제도' 도입과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절차 완화'를 제시했다. 고령자 재고용시 기업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한편 기업이 근속연수가 아닌 직무가치와 성과에 기반해 직원에게 임금을 줄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유연화하자는 것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상근부회장(사진)은 11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정 정년연장시 문제점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청년 취업난 가중 △경영부담 증가를 제시하며 이런 방안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60세인 법정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계는 정년연장시 '노조가 있는 대기업·공공기관 정규직'에만 혜택이 집중되고 고령 근로자가 늘면서 청년 취업난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별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각종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정년연장시 가장 큰 문제는 청년고용 감소"라며 "이와 함께 (대기업·공공기관을 제외한) 90%의 노동자는 정년연장의 혜택을 못 본다는 사실, 세계 주요국 중 한국·일본·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정년이 없거나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는 점, 국내 자동차·전자 등 일부 업종은 퇴직 후 재고용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고령자 고용에 따른 청년 일자리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일률적으로 정년을 연장하기보다 제도적으로 재고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년 후 재고용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재고용시 기업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정부가 인건비·세제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기업이 현행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가치·성과에 기반한 체계로 개편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완화할 것도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려는 경우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 해 변경이 어렵다"고 했다. 기업이 아무리 합리적인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려 해도 노동조합이 반대하는 경우 '과반동의 규제' 때문에 사실상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총은 합리성이 인정되는 임금체계 개편은 '동의'가 아닌 '의견청취'만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7년 사회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 개정의 경우 노사합의 절차 없이 변경할 수 있다는 규정을 노동계약법에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