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에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미국발 '탈중국 바람'이 거세게 불자 K소재사들이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누적 미국 AMPC(생산세액공제) 수령액 총합은 5조2826억원으로 집계됐다. AMPC는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한 배터리 1kWh(킬로와트시) 당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지급된다.
배터리 3사의 AMPC 연간 수령액은 수년 내 10조원 대에 이를 게 유력하다. 미국에 5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사와 합작법인을 세운 완성차 기업 역시 AMPC를 공유받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보조금 규모는 연 수십 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들어 이 AMPC에 '탈중국'을 적용키로 했다. 중국 소재 위주로 배터리를 만들면 AMPC를 주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AMPC를 위해 필요한 비(非) 중국 소재 비중은 △2026년 60% △2027년 65% △2028년 70% △2029년 80% △2030년 이후 85%다. 하지만 전구체, 음극재 등 주요 소재의 중국 의존도는 90%에 달한다. 탈중국을 서두르지 않으면 기업들이 수 십조원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우드맥킨지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은 이미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 탈중국 소재 대량생산이 가능한 포스코퓨처엠의 수혜를 예상했다. 실제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최대 1조7000억원 규모 '탈중국 음극재' 계약을 맺었다.
우드맥킨지는 LG화학, 고려아연, LS MnM 등도 공급망 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기업은 탈중국 밸류체인에 공격적 투자를 해왔다. 국내에 황산니켈 등의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LS MnM의 정태석 EVBM사업부 사업관리팀장은 "미국이 전기차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전략을 수립해왔다"며 "복수의 자동차, 배터리사와 탈중국 공급망 실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