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일명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업황 둔화의 근본 원인인 중국발 공급과잉으로부터 내수 시장은 지킬 수 있는 보호막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전기료 감면,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재원 등 현실적인 지원책이 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K스틸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데 대해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과 연계해 철강산업 지원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1970년 제정돼 1986년 폐지된 철강공업육성법 이후 약 40년 만에 철강산업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것은 철강산업 역사의 기념비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만성적인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최근 EU(유럽연합)·미국의 관세 장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대해 50%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 규모는 총 2억81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EU 역시 기존 철강 수입 쿼터를 3053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상향하는 방안을 예고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하는 내용의 K스틸법이 통과된 데 대해 업계는 기대를 나타낸다.
법안에 원산지 규정 강화, 부적합 철강재의 수입·유통 제한,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정부의 직접 대응 권한 부여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황 둔화의 근본 원인이었던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부터의 '방어막'이 생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EU 시장에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만큼 최소한 내수 시장만이라도 지켜주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숙원이었던 구조조정의 실마리가 마련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K스틸법은 친환경 철강 원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 육성, 기업의 자발적 산업 재편 지원, 수급 조절이 어려운 경우 정부의 세제·재정 지원을 통한 구조조정 유도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수요가 2016년 8770만 톤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약 7360만 톤에 그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구조조정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했다.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장 큰 지적은 전기요금 감면 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철강 산업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데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약 70% 오른 상황이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현대제철이 발전사와 직접 전력 구매 계약(PPA) 가입을 검토중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부담은 철강사들의 원가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지원책 역시 후속돼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K스틸법은 당초 의원안 대비 탄소중립 전환 관련 규정이 일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탄소철강 인증제 도입, 저탄소철강특구 지정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투자 비용만 4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등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산업계와 정부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