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내년 경영 환경을 지난해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전반적인 기조는 여전히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2026년 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경영계획 방향을 '현상 유지'로 답한 비율이 39.5%로 가장 높았다.
긴축경영 응답은 전년도 49.7%에서 31.4%로 줄었고 확대경영 응답은 22.3%에서 29.1%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경영전망이 지난해보다는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 규모별 차이는 있었다. 300인 이상 기업은 긴축경영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고 300인 미만 기업은 현상 유지가 45%로 가장 높았다.
긴축경영 계획을 밝힌 기업들은 '인력운용 합리화(61.1%)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이어 '원가 절감(53.7%), '투자 축소(37%)' 순이었다. 긴축경영 기업이 시행계획으로 인력운용 합리화를 가장 높게 응답한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투자와 채용도 올해 수준을 유지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투자의 경우 응답 기업의 48.3%가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고 투자 확대는 28.5%에 그쳤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23.3였는데 이 중에서도 300인 이상 기업은 36.1%로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투자 계획에서 300인 이상 기업의 40%가 국내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해외 투자를 늘리기로 한 기업은 45.7%로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용 역시 '올해 수준' 응답이 52.3%로 가장 높았다. 축소는 25.6%, 확대는 22.1%로 집계됐다. 축소 응답의 경우 300인 이상 기업이 41%로 300인 미만 기업(17.1%)보다 23.9%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률은 절반(48.9%) 수준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의 도입률(69.1%)이 중소기업(40.4%보다 28.7%p 높았다. AI 도입 기업 중 91.1%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이들의 체감 생산성 개선 효과는 평균 15.5%로 조사됐다.
AI 도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9%가 '전체 일자리가 변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축소 전망은 32.3%에 불과했고 확대는 8.7% 수준이었다.
국내 경기 회복 시점은 '2026년'이라는 응답이 52.8%로 가장 많았으며 성장률 전망은 평균 1.6%였다.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 수준이 39.7%, 증가 34.9%, 감소 25.3%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대기업들의 투자·채용 축소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긴축경영 시행 계획으로 인력운용 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이 많았다"며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업 규제는 최소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보다 과감한 방안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