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기초연금·교육교부금 '대수술' 성공하려면

[우보세] 기초연금·교육교부금 '대수술' 성공하려면

세종=박광범 기자
2026.04.10 05:3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의 한 도로에 기초연금 관련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박광범 기자
서울의 한 도로에 기초연금 관련 정당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박광범 기자

"부부라고 깎던 기초연금, 개선합니다"

도로마다 나부끼는 현수막이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실감케 한다. 그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현수막 하나가 있었다. 부부가 기초연금 수급권자일 때 각각의 기초연금에서 20%를 감액 지급하는 '부부감액지급제도'를 폐지하겠단 공약이 담긴 현수막이다.

정부는 불과 열흘 전 발표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의무지출을 1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초연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현수막에 걸린 공약 취지와는 정반대 방향이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인정액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도입 당시 모든 노인에 기초연금을 줘야 한단 주장과 40~50% 노인에 선별적으로 지급하잔 의견이 맞물리자 정치적 합의의 산물로 중간선인 70%로 결정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돈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수는 1051만3907명이다. 2014년(627만7126명)보다 400만명 넘게 늘었다. 자연스레 2014년 435만명 수준이던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지난해 700만명을 돌파했다. 2050년 65세 이상 인구는 1890만7853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의 '70%룰'을 손보지 않는다면 2050년 기초연금 수급자 수가 1300만명을 넘길 것이란 의미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교육 재정을 위해 54년 전 만들어진 교육교부금 제도는 저출생으로 매년 줄어드는 학령 인구와 관계없이 내국세의 20.79%를 일률적으로 배정한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지난해 25만4500명으로 제도가 도입된 1972년(95만2780명)의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기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는 25배 가량 증가했다. '경제규모 확대→세수 확대→교육교부금 확대' 구조 속에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에도 교육교부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경제 규모가 축소되지 않는 한 우상향이 보장된 구시대적 교육교부금 설계방식을 고쳐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정부 내에선 벌써부터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제도 개편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정치권을 설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22대 국회 들어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총 11건 발의됐는데 이들 법안은 연금지급액 확대, 부부감액 조항 삭제 등 재정부담을 더 키우는 방향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1300조원을 돌파하며 GDP의 49% 수준까지 증가했다.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다. 국가채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빚더미에 올라앉는 건 순식간일 수 있다. 기초연금과 교육교부금을 지금 손보지 않으면 미래에 훨씬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이드라인은 나와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교육교부금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에 맞춰 재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기초연금은 기준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설정하되, 점진적으로 50% 이하 수준으로 낮추잔 아이디어를 제시한 상태다. 수혜자 반발과 표심을 의식해 개혁을 외면해 온 정치권이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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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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