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안팎으로 어렵다"...대기업 10곳 중 6곳, 2026년 투자계획 불명

김남이 기자
2025.12.07 12:00

한경협 조사, 투자 계획수립 기업 53.4% '올해 수준 투자' … 33.3%는 축소할 것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스1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내년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투자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고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위축이 투자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투자계획'에 따르면, 응답한 110곳 중 59.1%가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3.6%) 투자계획이 없다(15.5%)고 했다.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실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 계획 미정' 기업은 13%포인트 줄었으나 투자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4.1%포인트 늘었다. 투자계획을 수립(40.9%)한 기업 중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3.4%였다.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33.3%,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3.3%로 조사됐다.

내년 투자계획 수립 여부 /자료=한국경제인협회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계획이 없는 이유는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부정적'(26.9%), '고환율과 원자재가 상승 리스크'(19.4%), '내수시장 위축'(17.2%) 등 순이었다. 또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조직개편·인사이동'(37.5%),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5.0%),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18.8%) 등을 이유로 꼽았다.

기업들은 내 가장 큰 투자 리스크로 '관세 등 보호무역 확산 및 공급망 불안 심화'(23.7%),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2.5%), '고환율'(15.2%) 등을 우려했다. 한편 국내 투자 시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는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21.7%), '노동시장 규제·경직성'(17.1%), '입지, 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14.4%) 순으로 응답했다.

한경협은 "최근 법인세 부담 증가, 노조법 2·3조 개정, 정년연장 논의 등 기업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키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이 투자 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공급망 불안, 외환 변동성, 각종 규제 등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규제 개선 등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국내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응답 기업의 36.4%는 AI(인공지능) 투자계획을 수립(12.7%)했거나 검토 중(23.7%)이라고 응답했다. AI 관련 투자계획이 없는 기업은 63.6%로 나타났다. AI 투자 목적으로는 '생산·운영 효율화'(공정 자동화, 물류 최적화, AI 에이전트 등)가 55.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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