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와 '2조' 빅딜 또 터졌다…'유럽 질주' 중국 멈춰 세우나

김도균 기자
2025.12.08 10:49

(종합)

LG에너지솔루션-벤츠 EV 배터리 공급 계약/그래픽=윤선정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에 약 2조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양사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총 4번의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게 됐다. 이번에 납품될 품목은 중저가형 전기차용 배터리로 추정되는데 중국 업체가 우위를 점해온 해당 영역에서 국내 기업이 영향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알 벤츠와 유럽·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4억달러(약 2조601억원)로 지난해 매출의 8% 수준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와 올해 총 3차례 이뤄진 대규모 공급 계약에 이은 추가 발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와 지난해와 올해 약 15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급 계약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미와 기타 지역 50.5GWh, 지난 9월에는 미국·유럽 지역 각각 75GWh, 32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합의했다. 지난해 계약은 7조~8조원, 지난 9월 계약은 두 건 합산 약 15조원으로 추정되며 당시 제품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로 추정해왔다.

최근 3건의 계약이 모두 고성능 하이엔드급에 들어가는 46시리즈였던 만큼 업계는 이번 계약이 중저가형 모델을 위한 배터리 공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벤츠가 지난 9월 2027년까지 4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겠다며 대규모 전동화 전략을 발표한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프리미엄부터 엔트리급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 맞는 배터리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고성능 모델을 겨냥한 원통형 46시리즈 △표준형에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형 배터리 △중저가형 모델에 LFP(리튬인산철)배터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CEO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솔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이다 볼프 메르세데스-벤츠 기업본부 총괄,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사진=뉴시스

지난달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최고경영자)이 2년 만에 방한해 LG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미래차 협업을 논의한 데 이어 LG와 벤츠 간 전기차 동맹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당시 칼레니우스 CEO는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LG와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품질·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장악해가던 유럽 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잃었던 점유율을 회복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저가 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은 유럽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2021년 18.4%에서 올해 1분기 59.5%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한국 기업 점유율은 70.9%에서 36.6%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벤츠라는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공략에 연이어 성공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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