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공 노선 여객수가 올해도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쓸 전망이다. 엔저 기조가 장기화하며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연말연초 성수기가 겹치며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고환율에 따른 항공사 비용 부담은 변수로 꼽힌다.
14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노선 여객수는 243만5097명(출국과 도착 모두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동월 기준 최다였던 222만9162명보다 9.24% 증가한 수치다. 일본 노선 월간 여객수가 24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누적 기준으로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노선 누적 여객수는 2470만16명으로 전년 동기 2279만5348명 대비 8.36% 늘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다 여객수인 2514만3112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연말과 연초가 일본 노선 최대 성수기다. 겨울 방학과 연휴 수요가 겹치는 시기인 만큼 12월에도 여객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일본 노선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객 수요 확대의 배경으로는 고환율 환경 속 엔저 기조가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향하던 수요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일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950원 수준인 엔화 환율을 고려하면 항공권 가격과 현지 체류 비용 부담이 낮다는 게 장점이다.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공급 확대도 여객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적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기 투입을 늘리고 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노선뿐 아니라 지방 노선까지 운항이 확대되며 선택지가 다양해진 점도 작용했다.
다만 지난 8일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6 지진이 발생하면서 추가 지진 발생 우려 등이 여행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접적인 피해 규모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지진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할 경우 단기적으로 여객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지진 우려가 불거졌던 지난 7월 일본 노선 여객수가 3년 6개월 만에 감소하기도 했다.
여객수 호조가 항공사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항공사에는 부담 요인이다. 고환율로 항공유, 정비비, 항공기 리스료 등 달러 결제 비용이 늘어나 탑승률이 높아도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거리 노선 중심의 경쟁 심화로 운임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실적 회복의 제약 요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여객수는 지난해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기록 경신 가능성이 크다"며 "여객 증가 국면에서 환율과 비용 구조 관리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