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미국 전쟁부(국방부) 및 상무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위한 공동 투자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미국 제련소(U.S. Smelter)'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약 10조원(66억 달러)이다. 운용자금과 금융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총 11조원(74억 달러)에 달한다. 제련소 건설에는 미국 전쟁부와 투자자들이 함께 마련한 21억5000만 달러(약 3조2000억원)가 투입된다.
미국 제련소는 2026년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건설에 착수한다.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과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설은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들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 품목은 총 13개 제품이다.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을 비롯해 금·은 등 귀금속, 그리고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카드뮴, 팔라듐,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전략광물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반도체 황산도 생산된다.
고려아연은 2026년 부지 조성 및 기반 공사,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과 주요 장비 발주를 진행하기로 했다. 2027년 착공을 시작으로 2029년 제련소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연, 연, 동 공정 순으로 단계적 가동에 들어간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을 계기로 고려아연은 항공우주,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글로벌 정세와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등이 맞물리는 지금이 미국 진출의 최적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구성한 합작법인(크루서블 JV)을 대상으로 2조8508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 전쟁부 등이 참여한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JV가 고려아연의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된다. 미 정부 측이 고려아연의 실질적 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MBK·영풍 측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즉시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풍 관계자는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회사에 현저한 손해를 발생시키는 위법 행위로 판단된다"며 "법적 조치를 통해 이번 결정을 반드시 시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투명하지 않은 지분 이전 구조에 기존 주주를 희생시키는 방식의 증자는 경영상 필요성을 충족하지 못하며, 주주평등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