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주도할 핵심 인사로 만프레드 하러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과 정준철 제조부문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기여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미래 인재를 등용한 게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을 책임질 R&D본부장에 임명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제품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의 기본 성능 향상을 주도해왔다. 하러 사장은 연구개발을 총괄하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SDV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함께 승진한 정준철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해왔다. 이번 승진을 통해 SDF(소프트웨어중심공장) 구축을 가속화하고 로보틱스 등 차세대 생산체계 전환을 주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생산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북미 시장 성과를 인정받아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미주실장과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친 판매 전문가로 어려운 경쟁 환경 속에서도 전년 대비 8%가 넘는 북미 소매 판매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승진을 통해 성과 중심 인사 기조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지난 5일 사임한 송창현 AVP(첨단차량플랫폼)본부 사장의 후임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송 전 사장 주도로 수립된 SDV 개발 전략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 등을 기반으로 SDV 핵심 기술의 양산 전개를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울러 국내 생산기지를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에 최영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 국내 공장을 기술 중심의 '마더 팩토리'로 재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도 단행됐다.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에는 30년 이상 철강업계 경험을 보유한 이보룡 사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대표는 생산과 R&D, 철강사업 운영 전반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 전략을 연속성 있게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현대카드 조창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는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는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한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승진 4명을 포함해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을 승진시켰다. 지난해보다 승진자 수는 20명 줄었지만 조직 슬림화와 미래 재투자 여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상무 신규선임 대상자 중 40대 비율은 절반 가까이로 확대됐고 전체 승진자의 약 30%를 R&D와 핵심 기술 분야 인재로 채우며 기술 중심 인사 기조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을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 쇄신과 리더십 변화를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