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40년 맞는 현대차…"현지 투자 확대로 새로운 도약"

유선일 기자
2025.12.29 17:04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했다./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내년 '미국 진출 40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현대차그룹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 확대, 수익성 제고를 위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로봇 등 미래 산업 분야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총 89만6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해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량 달성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2023년 87만370대, 지난해 91만1805대를 각각 판매하며 최다 판매량을 잇달아 갱신했다.

올해 판매 실적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지속과 보조금 폐지 등 악재 속에서 이뤄낸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세 리스크에도 차량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고,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변화 등으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한 결과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고려,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내년 미국 진출 40년을 맞아 현지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낸다. 회사는 지난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진출 초기 미흡한 품질 관리, 정비망 부족 문제를 겪었지만 정몽구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현 명예회장)이 '품질 경영'에 집중하며 이슈를 정면 돌파해 미국을 현대차그룹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키웠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해 현지 생산을 강화할 방침이다. 2004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연 36만대)을 시작으로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올해 HMGMA(30만대)를 완공하며 미국에서 현재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우선 HMGMA 20만대 증설로 생산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하고,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설비 현대화·효율화에 나선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 120만대 생산 체제 기반을 다진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60억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한다. 종전 계획한 투자 규모(210억달러)보다 확대한 것으로, 추가 투입하는 50억달러 중 대부분은 연 3만대 생산 규모 로봇 공장 신설에 쓰인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AI(인공지능) 로보틱스 핵심 전략을 제시하며 로봇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실물 시연한다.

다만 내년 미국 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다. 한미 간 협상 타결에도 자동차 관세율 15%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격화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자율주행 등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부문 리더십 확보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있는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을 방문해 관련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교두보"라며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마주한 위기를 딛고 더 큰 도약을 이뤄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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