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들, 새해 나란히 '베이징행'…정부 지원 사격

최지은 기자, 김지현 기자, 임찬영 기자
2026.01.04 17:00

이재명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측면 지원…한·중 경제협력 물꼬 틀지 주목

4대 그룹 총수./그래픽=김다나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새해 첫 해외 일정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맞춰 정부 외교를 측면 지원하고 한·중 경제 협력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미·중 갈등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경제 협력의 물꼬가 다시 트일지 주목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인 200여명으로 구성된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은 이날부터 7일까지 예정된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물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도 함께 중국을 찾는다. 경제사절단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MOU(양해각서) 체결식' 등에 참석, 약 9년 만에 이뤄지는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대한상의가 방중 경제사절단을 꾸린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2019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6년 만의 방중사절단이 잘 진행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며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는 경색됐던 한·중 경제 협력이 '해빙 모드'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이지만 2016년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2024년 19.5%였던 대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18.4%로 0.9%p(포인트) 줄어들었다.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중국을 핵심 거점으로 두고 있음에도 미·중 갈등과 중국의 자립 정책으로 사업 불확실성도 한층 커진 상황이다.

경제사절단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 사업 환경을 점검하고 중단되거나 위축됐던 협력 채널을 복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전체 낸드플래시의 약 30~40%를 생산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 D램과 낸드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 행정부가 양사 중국 법인의 VEU(Validated End User·검증된 최종사용자) 지위를 철회하며 장비별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최근 연간 물량 단위 승인 방식으로 전환하며 규제가 일부 완화됐다. 중국 법인의 장비 도입 시 변수가 일부 줄어든 만큼 양국 협업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가속기 H200의 중국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H200에 탑재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대부분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관련 사업 여지도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판매 부진과 현지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 밑으로 떨어졌다. 2016년 180만대를 넘어선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1~11월 기준 11만대까지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030년까지 중국 판매 비중을 전체의 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그룹도 중국에서 TV·가전·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30여개의 생산 법인을 두고 중국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다소 완화될 수 있는 기대감은 있다"며 "대규모 투자보다는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중장기 협력 여건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