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기업인, 역량 보여주고 스스로 'Why' 생각해야"

김지현 기자
2026.01.06 11:40

[A·C·E 회장님이 온다]⑧전문가 제언

[편집자주] AI 대전환, 트럼피즘 심화 등 불확실성의 시기에 글로벌 무대를 뛰는 기업인들은 국경과 산업을 넘나든다. 투자와 외교의 경계가 모호할 전장에서 전천후 플레이어로 정치인, 주주,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이런 측면에서 뛰어난 기업인은 그 자체로서 회사의 최고 경쟁력이자 국가 전략자산이다. '만능(All-round) 셀럽(Celeb) 기업인(Enterpriser)'이자 '만능(All-round) 활동가(Campaigner) 기업인(Enterpriser)'이 요구되는 A·C·E 시대 기업인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경영 전문가들 핵심 제언/그래픽=윤선정

국내 재계 총수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혁신성과 리더십, 전문성을 갖춘 실질적인 경영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회와 동행하려면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 자문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전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은 "재계 총수들이 대중과 소통을 확대하고 대외 활동에 나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과 성실성"이라며 "결국 선대 회장의 후광이 아닌, 스스로의 역량으로 기업을 경영해 나가고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도 "이제는 기업 총수들이 관리자 이상의, 기업의 가치와 고객을 직접 창출하는 시대"라며 "소셜미디어 활용 등에 있어서는 경영인 스스로 기업의 목적과 철학, 즉 'Why'(이유)를 깊이 생각하며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김수옥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이라면 시장 행위에 주로 관심을 두는 게 맞지만 우리나라 경제·경영 분야는 정치나 사회 등 다른 영역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그러다보니 비시장적인 환경이나 행위에 대해서도 (총수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복합적인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총수들에게는 다양한 리스크 관리와 균형 잡힌 판단 역시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와 일관된 주주환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이남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는 "그룹 총수로서 본인이 경영을 하고 권한을 행사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 경영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에 연동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향후 10년 간의 마일스톤(단계별 목표)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상받는 구조를 통해 일반 주주들과 일체감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운열 회장은 "대중들 사이에 여전히 '친기업은 곧 친기업인'이라는 식의 반감이 존재한다"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잘되면 경영인과 주주는 물론 정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돼 있다"며 "총수들도 자신이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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